미니 정원보다는 화분을 키우세요_ 식물이 있는 집과 없는 집은 마음가짐 자체가 달라져요. 식물이 없는 공간은 마치 모델하우스 같지요. 아파트 안에 미니 정원을 만들면 보기엔 탐스럽겠지만 그 자체가 인공적입니다. 인공과 자연의 차이는 명백합니다. 오히려 화분을 이용하는 것이 더 자연스럽습니다.
고가구를 쓰세요_고가구는 어디에 놓아도 어울립니다. 세트로 사지 않고 조금씩 놓아도 따로 놀지 않아요. 그리고 누가 봐도 고풍스러운 맛이 나지요. 물론 요즘은 이미테이션을 많이 만들어내는데, 처음엔 빛나도 나중엔 이도저도 아닌 모양새가 되니 조심하세요. 진짜 고가구는 흉내를 못 내는 것이랍니다. 정말 깊은 멋이 나는 건 70년~1백 년 된 것들이에요. 이게 바로 ‘앤티크’지요. 다만 서양 고가구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게 아쉽네요. 실제로는 우리의 전통 앤티크도 그만큼 맛과 멋을 가지고 있습니다. 오히려 서양 사람들이 우리 고가구의 진가를 알고 찾곤 한다죠?
소파를 치우세요_거실 인테리어에 대한 인식이 이미 머리에 박혀 있어서 그래요. TV를 놓고, 웨딩 사진을 걸고, 소파를 놓는 등의 뻔한 패턴을 다른 방향으로 해보자는 생각을 하면 거실은 더욱 열린 공간이 되겠지요.
더욱이 아이가 있는 집이라면 부모의 생각이 바뀌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거실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소파를 없애보세요. 좁은 공간을 넓게 공유할 수 있는 방법이에요. 대청마루와는 달리 요즘 거실은 온돌방같이 뜨끈한 바닥이니 고풍의 정을 나눌 수 있겠지요.
인테리어를 완벽하게 하지 마세요_ 화장도 한 듯 안 한 듯한 화장이 잘한 것 아닌가요? 인테리어도 마찬가지입니다. 신혼부부도, 자기 집이 생긴 사람도 기본 구조부터 뭔가 달라 보이고 싶어 허세를 부리곤 하지요. 얼마나 자연적인 멋, 인간적인 멋이 우러나올 수 있게 하느냐가 관건입니다. 왜냐하면 이곳은 우리가 사는 바로 그 ‘집’이니까요.
환경을 해치지 않는 재료를 사용하세요_ 우리네 전통 건축은 자연과의 일체를 도모하는 환경 친화적인 건축입니다. 창문에 창호지를 바르고, 바닥에는 한지를 여러 겹 붙이고 기름을 먹인 장판지를 까는 것처럼 말입니다. 자연을 거스르는 재질의 물건을 많이 사들이지 마세요. DIY에 열중하느라 집 안 곳곳에 유해한 페인트를 칠하거나 접착제를 뿌리는 건 본말이 전도된 행동이지요.
텃밭을 만드세요_ 마당이 없더라도 아파트 부녀회나 지역 단체에서 빈터에 텃밭을 만들어 채소를 길러보세요. 물론 경제적으로도, 식생활 면에서도 좋은 일이겠지만 무엇보다 마당 있는 옛집의 기억이 떠오를 겁니다. 며칠만 예쁘고 시들어버릴 꽃밭 대신 다양한 채소를 가꾸는 재미를 느낄 수 있는 텃밭을 만들자고 강력하게 밀어붙이자고요.
‘생태맹’이 되지 마세요_환경보호를 주장하면서 집 안 인테리어를 계절마다 바꾸고 가구도 쉽게 사는 사람들이 있어요. 더 큰 환경오염의 원인이 되는 행동을 생각 없이 하는 ‘생태맹’은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보다 더 위험해요.
공동 공간을 제안하세요_ 외국 학교의 기숙사에는 공동 세탁실과 건조실이 있어 그곳에서 많은 교류가 이루어지지요. 그런데 한국의 아파트에는 공동 장소라는 것이 없어요. 20층 건물이라면 1층 정도는 로비든 뭐든 구심점이 될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하는데 말이죠.
우리네 아파트는 모든 곳을 분양해버리고 말지요. 동사무소나 아파트 부녀회에서 신경 써서 아파트 공간 속 한쪽에 공동 면적을 만들도록 제안해보는 것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