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림문화재단/살림망[sallim net]의 이모저모

제주에서 “이녁”이라는 연극을 한편 보고 건너왔습니다.

▪살림문화재단▪ 2014. 3. 10. 12:51

 

 

업무차 제주를 건너갔다가 고희범 형에게 전화를 했더니 ‘연극 한 편 보자’해서 본 연극이 “이녁”이라는 연극이다. 제주영화문화예술센터에서 본 연극은 뜻밖의 횡재였다.

 

미처 예상치 못했던 연극을 보게 되면서 제주를 다시금 더 깊이 이해하는 계기가 된 것 같다.
배우 윤미란이 시종일관 토속적인 제주표준말로 10살 소녀부터 70대 치매에 걸린 할머니까지 1인 다역의 연기를 펼쳐 내는 연극이다.
나름 일상에서 쓰는 말이라고는 하나 ...

온통 제주 표준말 연극을 외지인이 온전히 알아듣기에는 어려움이 뒤따랐다. 

 

 간추리자면 제주에서 평생을 살아온 미랑의 할머니는 4·3때 남편을 잃었고, 두 자식을 물질로 키웠다는 서글픈 이야기를 이야기한다.
‘사태’로 불리는 4.3항쟁에서부터 지금의 해군기지가 건설되고 있는 서귀포시 강정마을 구럼비 바위에 이르는 아픈 역사를 쓰고 있다. 정신이 온전치 못한 치매를 앓는 할머니의 과년한 손녀 미랑은 가라는 시집은 마다하고 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하는 운동에 몰두한다.

 

작가는 미랑의 입을 통해 주민들의 동의 없이 건설되고 있는 해군기지는 있을 수 없다고. 또한 현재 제주에서는 60여 년 전 제주에서 벌어졌던 일이 다시 되풀이 되고 있다는 것을 강조한다.

 

제주도에 와서 갖게 된 첫 문화생활인데 의미가 깊어 오래 기억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