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마당/살림단상(한국타임즈)

우리딸 집

▪살림문화재단▪ 2014. 8. 17. 10:07

 

 살림단상칼럼니스트/오미아

 

우리딸 집

                                                                오미아박사/종교예술철학.

 

조막만한 엉덩이 붙일 자리만 있으면 우리딸은

집이라 한다

 

상자를 둘러도 좋고

방석을 놓아도 좋고

동생이라 불리는 인형들을 담장처럼 두루고는

집이라 한다

 

넓은 마루 한켠에

엉덩이 붙일 자리를 확보 하고는

내 집에 들어오지 말라고 으름짱을 놓는다

 

집주인 이상의 권세를 누리면서도

좁은 내집을 뒤척이며 집 밖의 적들과 대치중이다

 

행여 쓰레기 치우듯 집을 들어내는 일이 생기면

누구도 막을 수 없는 애처로움으로

집이 떠나가라 울어대고

 

집을 치운 사람이건 집을 지켜주지 못한 사람이건

죄인처럼 전전 긍긍 하다 그 영역을 인정하게 된다

 

엄마가 마련해준 지붕을 같이 이고 있는 집인지라

그 내 집이라는 것은

지붕 아래 어디든 내 집인거다

 

그런 세상에서도

지켜야 할 내 집이 있고

그런 집이라도

넘을 수 없는 벽이 있다

 

같은 하늘을 이고 사는 수많은 집들도

내 딸 집 마냥

허물 수 없는 허접한 벽이 있다

 

확 그냥 치울 수도 없는

애처로운 아우성이다

 

(프란치스코 교종 방한일에...)

[오미아의 지난글 보기]

 http://www.hktimes.kr/read.php3?aid=1369873756388320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