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마당/살림단상(한국타임즈)

권은희를 향한 뉴스타파의 음모론을 경계한다

▪살림문화재단▪ 2014. 7. 24. 12:14

 

이우송(竟濟)/살림문화재단 다석채플사제, 시사경제논설위원.

 

권은희를 향한 뉴스타파의 음모론을 경계한다

 

국정원 청문회에서 떠오른 권은희수사과장은 국민 분노가 만들어낸 청문회스타였다.

김용판 전 청장, 김직원으로 불렸던 그림자인간 김하영과 대척점에서 오히려 경찰관으로서의 직업윤리와 사명감을 지닌 권은희를 지켜야 한다는 국민여론과 권과장에게 보내는 격려의 메시지가 봇물처럼 쏟아졌던 그 때를 기억한다.

 

얼마 전 까지만 해도 보궐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던 권은희가 열흘만에 새정연의 지도부의 김,안이 내밀었던 덧이 들린 악수에 손을 덥석 잡은 권은희를 보면서 참 저 사람도 여기까지가 한계라는 생각이 들었다. 국정원의 선거개입관련 청문회를 보면서 결기에 찬 칼럼을 썼던 기억이 체 가시기도 전에 국회를 향한 행보가 진행되는 것을 보면서 더 큰 욕심을 향해 내딛었던 디딤돌 행보였을까 하는 해서는 안 될 우려마저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문회스타 권은희에 대한 안타까움과 애정이 식어버리기에는 아직은 이른것 같다.

 

며칠 전부터 뉴스타파가 권은희후보 관련 특종을 터트리면서 인터넷 검색 1위로 올라서는데 내용인 즉은 권후보가 어마어마한 재산을 은닉. 재산신고를 숨겼다는 것인데 사실무근으로 밝혀졌다. 권후보자는 법대로 재산을 신고했고 탈세나 재산축소도 하지 않았을 뿐더러 그만한 부자도 안되는 사람이었다. 국민의 알권리 차원에서 취재를 할 수 있고 의혹을 제기 할 수도 있다 그간의 뉴스타파가 보도해 오던대로 좀더 구체적으로 충분한 심층취재후에 보도를 했어야했다. 이를 모를리 없는 뉴스타파에서 믿고 즐겨 애청하던 초승호PD의 입을 통해 나온 보도를 접하면서 실망감을 금할 수 없었다.

 

왜 뉴스타파의 전문 기자들이 지난 대선에서 공무원등의 개입이 있었다고 폭로한 유일한 증인이자 집권 세력과의 힘겨운 싸움을 해오다 왕따를 당하고 당연한 승진의 기회를 박탈당했다. 이후 공직을 떠나온 권은희에게 고맙고 미안한 마음을 갖지 않고 죽이려고 했을까. 시도한 속내는 뭘까 궁금하다. 법리적으로 사실도 아니었지만 야당후보나 아름다운투쟁을 해온 권은희의 남편이 재산이 좀 많다손 치더라도 재산의 많고 적음이 정의로움과는 상관관계가 있을까.

 

재물이라는 것이 부정축재만 아니라면 많을 수록 다다익선이 아닌가. 그것이 야당의 정서고 국민정서여서 궁상 떨어가며 손 내밀어 모금한 후원금으로 정치를 해야 한다고 생각지 않는다. 출판기념회를 통한 기부금도 중견의 부유한 여당의원에게나 몰리지 의롭고 가난한 의원에게는 꼭 가진 그 만큼의 모금으로 지지리 궁상을 떨게 만드는게 세상인심이다. 여당의원에게는 지고한 도덕성을 요구하지도 않겠거니와 너그러운 견책 그리고 심판의 판결을 기다리고 있지만, 야당의원은 반드시 돈으로 인한 유혹의 덧을 밟도록 유도선이 있기에 일에 욕심을 내는 야당의 초선의원 일수록 금도를 넘다 코를 꿰 저렇게들 눈만 망똥거리는 벙어리가 되고만다. 여기에 진보성을 띤 군소야당이야 말해 뭐하랴.

 

세인들은 새정연으로 가서 국회의원후보가 된 권은희를 이제 더 이상 의인이라고 보지 못하도록 조작을 한 것이다. 지난 대선의 공무원개입건에 상징적인 인물이기에 선거를 앞두고 친노나 진보성향의 사람들이 지켜주지는 못하더라도 저렇게 무차별적인 공격의 수를 둘 거라고 생각 못했다. 기다리기라도 한듯 조중동을 비롯한 종편들이 뉴스타파가 취재한 권후보의 뉴스를 인용해 야당을 향한 공격무기로 마음껏 활용하고 있다. 거기다 뉴스타파의 보도라는 이유를 들어 진보그룹에 자중지란이라도 난 것처럼 말이다.

 

조중동과는 상당한 거리를 두고 있다가 결정적인 한 수가 필요할 때 터트려주는 한겨레 경향 오마이의 길을 택한 뉴스타파, 조중동의 온화한 눈길을 받아가면서 이제 비로소 건너편의 한경오와 함께 제도언론으로의 진입 신고식을 치른 것인지. 다른말로 두눈을 부릅 뜬 시민들과의 고별식을 치르겠다는 뜻으로도 들린다. 의식이 깨져가는 우리 시민사회는 한순간의 실수가 고별식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둬야한다.

 

중앙선관위 김용희 사무차장도 21일 권은희 후보를 둘러싼 재산 축소신고의혹과 관련, 불법이 아니라고 밝혔다. "공직선거법에는 비상장 주식의 경우 액면가로 신고하도록 돼 있다. 새누리당 홍철호 후보의 경우에도 자산 다합쳐보면 550억원이 될 것이라고 돼 있더라도 비상장 주식을 액면가로 신고하는 게 불법은 아니죠?"라는 최민희의원의 질문에 "네 그렇다"고 말했다.

 

법률에서 비상장 주식은 액면가 외에 어떤 기재방법도 허용하지 않는다. 뉴스타파의 주장처럼 시장가치를 신고해야 한다면 오히려 재산 과다 신고로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뉴스타파의 보도를 토대로 이미 조중동, 종편, 공중파 언론에서 권은희 매장하려고 작정하고 며칠간 몹쓸 사람으로 만들었는데 법리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다는 결론이 나오면서 종편의 패널들은 단지 도덕성의 문제가 있다고 말 바꾸기를 하고 있다.

 

추악한 행태의 메이져 언론들에게 단초를 제공한 뉴스타파 때문에 그동안 입은 데미지는 회복이 불가할 것으로 본다. 권 후보측이 사실과 내용이 다른 718일 뉴스타파가 보도한 '권은희 후보, 남편 수십억대 부동산 보유 축소 의혹' 기사의 정정보도를 요청했는데 반성하고 정정보도를 할까. 이미 조중동의 건너편 한경오와 함께하는 제도언론으로의 진입 신고식을 치른 경우라면 사과와 정정보도를 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이런 투항성 저널리즘의 한 단면을 보이면서 마음이 착잡한 것은 잘못된 뉴스의 타파를 기대했던 말 못하는 유저들과 같은 마음일 것이다.

 

새민련 지도부에 의해 끝없는 비주류의 길로 내몰리고 있는 천정배, 정동영을 바라보면서 진보논객 김갑수의 견해에 동감한다. 세간의 음모론을 제기하는 그의 글을 인용하자면음모론이 확산될 경우 이 사건은 얼마든지 전후의 여러 가지 사건들과 연계되어 해석될 수도 있다. 편견과 사심을 버리고 상식적으로만 말해보기로 하자. 정동영과 천정배가 야당 공천조차도 못 받을 정도의 위인들인가? 정동영을 동작에서 배제하고 천정배를 광주 북을에서 배제하기 위해 권은희를 심은 것 아닌가? 이로 인해 기동민을 동작으로 보내자 전대협 동지들끼리 이전투구가 벌어졌다. 이것은 말 그대로 안철수, 김한길 측이 벌인 음모공천의 산물들이었다.”

공교롭게도 이 세 사람에게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면 그것은 전도가 촉망되는 호남인이라는 것밖에는 없다. 는 주장까지 덧붙였다. 나는 여기까지도 공감한다.

 

지난대선의 관권선거 문제를 해결할 의지도 빈약한 새민련이 권은희를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정말로 후안무치한 행동이다.

김용판 재판을 유의깊게 지켜보지만 이일을 계기로 권후보가 거짓을 말하거나 앞뒤 안 맞는 주장을 하고 있다는 여론을 확산시켜 1,2심에 이어 대법원에서도 패할 확률이 높아졌다. 그렇게 될 경우 권은희가 당선자가 되더라도 권은희는 의원직을 박탈당하는 수모를 격을 수도 있지 않을까 우려한다.

보궐선거 공천을 앞두고 새민련내부의 계파싸움으로 이전투구장의 '돌려막기용 카드'로 사용된 권은희가 머리좋은 두 멍충이 민련 지도부의 경솔한 판단의 희생양이 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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