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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학 권위자 조철수 박사의 ‘예수 평전’

▪살림문화재단▪ 2015. 4. 3. 05:32

‘예수 평전’-조철수 박사 - 신격화된 예수가 아닌 개척자 예수’의 삶

성서학 권위자 조철수 박사의 ‘예수 평전’

신격화된 예수가 아닌‘개척자 예수’의 삶 그려

 

“예로부터 구원자의 전기는 다소 신화적입니다. 예수의 전기들은 부활과 승천은 거룩하신 분의 영으로 잉태됐기에 신화적이지요. 이번 예수 평전은 종교적 만능주의에서 탈피하고 이를 극복하고자 한 인간 예수의 역사적 실체를 찾고자 했습니다.”

국내 유일의, 세계에서 11번째 수메르어 전공자이자 성서학 권위자인 조철수(60) 박사가 ‘예수평전’(김영사)을 출간했다. 신격화한 예수가 아닌 ‘개혁적’ 인간으로서 예수의 일대기를 조명한 책이다. 예수가 제자들과 직접 나눈 대화, 기원전 3세기부터 예수 당시까지 활동한 유대교 현자들과 랍비들이 쓴 문서 그리고 1947년 사해(死海)에서 발견된 고대 유대의 문헌 800여점과 1000여편의 논문을 분석해 900쪽에 이르는 묵직한 분량으로 펴냈다. 히브리어를 비롯해 아람어(고대 페르시아에서 아프가니스탄까지 사용됐던 언어), 수메르어, 악카드어, 고대 아랍어 문헌들을 직접 번역하며 예수의 가르침과 일화를 해석한다.

책의 단초는 사해문서 가운데 ‘하박국서 해석’이라는 성경 해석서의 한 토막이다. ‘하박국서 해석’은 사해 인근에서 공동체 생활을 하며 메시아를 기다리던 엣세네 공동체가 남긴 두루마리 문서다. “엣세네 공동체에 ‘진리’라고 불리는 유망한 사제가 있었다. 그런데 그의 마음이 교만해져 하느님을 떠났으며 선동자로 몰려 산헤드린의 재판에 회부됐고 쓰라린 고통 속에 죽어갔다. 그런데 그가 속임수로 새 언약의 공동체를 세운다”는 구절이다. 조 박사는 “‘내가 길이요, 진리며, 생명’이라고 말한 예수가 왜 ‘사악한 사제’로 불리며 유대 공동체 엣세네로부터 고통스러운 죽음을 당했는가”를 토대로 예수의 생애를 역사적으로 조명해 나간다.

지은이는 예수가 당시 유대교 분파들이 성전 출입조차 금지했던 하층민, 이방인, 장애인을 ‘새 복음의 공동체’에 들어와 구원의 대상이 될 수 있도록 만들었다는 점 등 개혁적 면모에 주목한다. 또 ‘네 이웃을 사랑하고 네 원수를 미워하라’며 공동체 이외의 사람들과 반목했던 엣세네의 규례에서 벗어나 ‘원수를 사랑하라’고 가르쳤음을 강조한다. 이처럼 엣세네 사제로 활동하다 그들의 율법주의에 개혁의 반기를 들었던 예수의 인류애적 메시지를 유대사회의 분파형성 과정 속에서 풀어나간다.

기적 사화로 회자하는 ‘오병이어(五餠二魚·빵 다섯 개와 생선 두 마리로 5000명을 먹이고도 남았다는 기적)’에 대한 지은이의 해석은 믿음이 없는 사람도 수긍할 만하다. 지은이는 “오병이어 일화는 몇 개의 빵으로 배고픈 사람들의 배를 충분히 채워줬다는 기적적인 사건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특별한 만찬 의례를 목적으로 모여 생긴 사건을 전한 이야기”라고 추정한다. “아람어본에는 ‘오천명’이 아닌 ‘오천’으로 기록돼 있다. ‘오천’은 히브리어로 ‘하메쉐트 알라핌’인데, 이를 ‘하마쉐트 알루핌’으로 읽으면 ‘다섯 천부장’이 된다”는 것. 즉 “빵을 먹은 이들이 다섯 천부장이었다”는 말은 백부장들과 오십부장들이 참석한 이 만찬 의례에서 그들 가운데 다섯 명의 천부장을 선출했다는 이야기라는 결론이다. 예수공동체는 오병이어의 성찬 의례를 통해 다섯 천부장들이 선출되고 이들이 열두 제자들의 모임에 합류하는 발전된 상부조직이 형성된다.

조 박사는 1976년부터 예루살렘 히브리대학에서 성서학과 고대 셈어, 이집트학, 아시리아학을 공부하고 수메르어로 학위를 받았다. 10여년간 히브리대에서 수메르어와 고대 메소포타미아 문헌을 가르치며 수메르어 용례사전 편찬사업을 한 후 국내 대학에서 이스라엘 종교사, 고대 근동문헌 등을 강의했다.

김은진 기자 jisland@segye.com

 

성서가 채워주지 못한 예수의 삶 그려

입력시간 : 2010/01/29 17:31:11
수정시간 : 2010/01/29 17:31:11

 

성서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책이다. 누구나 성서을 통해 예수의 삶을 읽을 수 있지만 모든 것을 알 순 없다. 

성서가 채워주지 못한 예수의 삶에 대한 갈증을 해소해 줄 작품 두 편이 나란히 출간됐다. 한 편은 그의 삶을 소설로 재현했고, 다른 한 편은 고대 문헌의 고증을 통해 평전의 형태로 독자를 만난다.

포르투갈 출신 노벨문학상 수상작가이자 영화화돼 우리에게도 친숙한'눈먼 자들의 도시'의 작가 주제 사라마구가 1991년에 펴낸 소설 '예수복음'은 그의 작품 중에서 최대 문제작으로 손꼽히는 책이다. 이 작품이 발표된 이후 작가는 고국을 떠나야 했고 유럽문학상 심사위원회로부터 심사를 거부당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1998년 '예수의 제2복음' 이라는 제목으로 책이 출간됐으나 곧 절판돼 이번에 10여년 만에 다시 독자를 만나게 됐다. 작품은 성서에 기록된 사실을 사라마구의 풍부한 상상력으로 재구성했다.

책은 예수를 여인에 대해 욕망과 사랑을 품은 평범한 인간의 관점으로 그리고, 하나님은 목적을 위해서는 수단을 가리지 않는 비인간적 존재로 나타낸다.1만 5,000원. 

국내 유일의 수메르어 전공자 조철수 박사가 펴낸 '예수평전'은 고대 문헌의 고증을 통해 예수의 생애를 추적한 연구서다. 저자는 신격화된 예수가 아닌 인간 예수의 본모습을 역사적 사실과 성서의 이면을 분석해 담았다고 말한다. 

그에 따르면 '내가 길이요, 진리며 생명입니다'라고 말한 예수는 교만하고 사악한 사제로 불렸다. 그는 '진리라고 불리던 사악한 사제가 바로 예수였을까?'라는 질문으로부터 예수의 삶에 대한 분석을 시작한다.

예수에 대한 평전을 쓰기 위해서는 그의 전기(성경) 뿐 아니라 전기와 비교해볼 수 있는 당대의 문헌자료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저자는 후대 사람들에 의해 재해석된 예수의 말이 아닌 그가 제자들과 직접 나눈 대화, 당시 활동한 현인들과 랍비들이 직접 쓴 법규 속에 등장하는 예수의 가르침과 일화를 통해 예수의 삶을 재조명했다. 

총 14장 900여 쪽으로 이루어진 책은 예수의 탄생에서 죽음, 부활과 승천을 둘러싼 논란과 의문들을 밝히고 승천 이후 초대 교회에서 예수의 모습 등을 알아본다. 3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