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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소포타미아와 히브리신화 / 조철수

▪살림문화재단▪ 2015. 4. 3. 05:37

 

 

 

메소포타미아와 히브리신화 / 조철수

수메르학을 비롯한 고대근동학의 세계적인 권위자인 조철수 박사가 새천년 1월에 출판한 <메소포타미아와 히브리신화>는 제목 그대로 "메소포타미아의 문명"과 "히브리 문화"와의 만남과 관계를 심도 있게 다룬 책으로서, 구약성서의 수많은 문학적 장르와 의식과 율법과 주제들을 메소포타미아의 배경에서 잘 조명하고 있다. 독자들은 저자가 이 책에서 두 문명 (문화)의 비교대조를 어떤 관점에서 하고 있는지 유심히 살펴보며 고대근동학과 구약의 관계에 대한 저자의 기본적인 인식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이 책의 제목인 <메소포타미아와 히브리 신화>가 책의 전체적인 내용을 잘 드러내는 것인지, 구약성서 전체와 신약성서의 일부를 다루면서 이것을 "히브리 '신화'"로 표현한 것이 적절한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신화"란 독자에 따라 "가장 황당무개한 이야기"에서부터 "우주에 대한 인류의 근원적 이해" 혹은 "가장 독보적인 이야기"까지 포함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제 1부 "고대 근동 신화와 성서", 제 2부 "유일신 관념의 탄생", 제 3부 "고대 이스라엘의 종교개혁", 그리고 제 4부 "초기 유대교회의 지혜"를 다루며 모두 28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우리는 장별로 중심 내용을 살피며 저자의 기여와 한계를 보고자 한다.

1. "상형문자에서 알파벳까지"에서 저자는 "문자"의 출현이 "선사시대"와 "역사시대"를 나누는 분기점을 이루며 주전 33세기 쯤에 최초의 상형문자가 수메르인들에 의해 출현하였다고 본다. 그들은 60진법을 발전시켰으며 그들의 언어는 주전 3100년 즈음에 쐐기문자로 발전해 갔다. 이후 2900-2700년 경에 고대 이집트식 상형문자가 만들어졌으며 주전 12세기 경 고대 그리스인들이 페니키아인들의 알파벳 자음자를 차용해 간 후 10세기 경에 자음과 모음을 포함한 완전한 알파벳 문자가 만들어졌다고 한다. 그렇지만 저자는 페니키아어와 고대 히브리어가 역사에 처음 등장한 시기를 밝히지 않아 독자의 궁금증을 자아낸다.

2. "수메르의 성혼례와 저승 여행 신화"에서 저자는 고대 수메르의 대표적인 문헌들을 중심으로 그곳 문화를 소개한다. "수메르 왕(들의) 계보", "홍수 신화", "우르크의 왕 길가메쉬", "양치기와 여신의 성혼례", "일곱 큰 신들"의 계보, "저승 여행 신화"들이 간략 간략하게 다루어진다. 여기에서 "홍수 이야기"를 "신화"라고 말할 수 있는지 재고할 필요가 있다. "신화"라는 용어는 넓게 사용되지만 기본적으로 "신들의 출생과 그들 사이의 갈등과 싸움과 우주의 창조"를 다루기 때문에 "홍수 신화"(flood myth)라는 용어 보다는 "홍수 이야기"(flood story)가 더 자연스러워 보인다.

3. "이집트의 저승 세계와 수메르의 구마사제"에서 저자는 유명한 "사자의 서(책)"를 통하여 이집트의 저승 세계를 소개하며 메소포타미아인들은 저승에서 만날 "악한 귀신들"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음을 잘 지적한다. 특히 "구마사제"(즉, 마귀를 내어쫓는 사제)는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주문을 읽으며 정결례를 치루어 악한 귀신을 퇴치하는 자로 소개된다. "축귀"에 대해 관심을 가진 사람들은 "구마사제"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읽어보길 권하고 싶다.

4. "두 메시아"론에서 저자는 구약성서에서 메시야가 "제사장"과 "임금"으로 나타나는 것을 관찰하며, 그 뿌리를 수메르의 문헌에서 찾아낸다. 먼저 (1) 바벨론의 주신 "마르둑"은 구원자로서 구마사제의 역할을 하며 (2) 두무지는 임금으로서 메시야의 모습을 이룬다고 본다. 이 장에서 저자는 바벨론의 창조신화에 나타나는 태초의 혼돈의 바다인 "티아마트"(Ti'amat)를 "티야마트"로 표기하고 있는 데(206쪽), 어떤 발음을 선택해야 하는지 재고되었으면 한다 (이후에 그는 "티야마트가 티암투에서 나왔다"고 말한다[118쪽]).

5. "어둠을 몰아내고 빛이 생겼다"는 장에서 비로소 수메르의 창세신화가 소개된다(주전 27세기 작품). 특히 "넓은 땅에 밭고랑이 없었고 좋은 땅에 풀과 약초가 스스로 자라지 않았다"는 말과 "들에는 초목이 없었고 밭에는 채소가 나지 않았다"는 창세기 2장5절과 유사한 점을 잘 찾아내고 있다. 그는 "수메르 왕의 계보"에 나타나는 "3600년" 단위는 60진법에서 나오는 단위로서 10진법에서 100에 해당된다는 중요한 관찰을 제시함으로써 "높은 단위"를 보다 현실적으로 읽을 수 있는 발판을 제시해 준다.

6. "사람도 없었다. 신도 없었다"에서 저자는 "지하수와 바다", "창공과 안식일", "인간창조" 등의 주제를 통하여 바벨론의 창조신화와 구약성서의 창조 이야기를 비교한다. 그러나 이 두 이야기 사이에 있는 대조는 충분히 드러나지 않았으며 형식적으로 "안식일"이 두 문화에 모두 나타나지만 그 의의는 전혀 다르게 제시되고 있음을 좀 더 상세히 드러내어 주어야 한다고 생각된다. 즉, 저자는 "비교"에 너무 깊은 관심을 가져 "대조"를 흘리는 느낌을 주고 있다.

7. "작은 신들의 반란"에서 저자는 큰 신들에게 반란을 일으킨 "작은 신들의 피에 흙을 섞어 생명이 있는 사람을 만들었다"는 점을 발견하며, 창세기 2장7절의 아담의 창조 이야기와 연결점을 만들고 있다. 그렇지만 여기에서도 충분한 대조가 제시되지 못한 느낌이다.

8. "여자와 아내 이야기"에서 창세기 2:7의 "돕는 배필"을 "그의 상대로 도움이 될 여자"로 번역하며, 히브리어 전치사 '네게드'(neged)를 "서로 반대하면서도 마주 서서 상대할 수 있는 상황을 묘사할 때" 사용되는 것으로 아주 탁월하게 설명하고 있다(민 22:32; 겔 40:23; 창 31:32). 그리고 "갈비뼈"와 "생명"은 수메르어에서 둘 다 '티'(ti)라는 음가를 가지며 이것은 "달"을 뜻하는 '이티'(iti)와 유사성이 있으므로 초승달과 그믐달이 갈비뼈와 유사한 점을 재미있게 지적한다.

9. "농부와 목자" 이야기에서 저자는 농부 가인과 목자 아벨의 갈등을 수메르 신화인 "목자와 농부의 말다툼"을 끌어오며, 이 갈등이 "양치기 두무지"(엔키의 아들)와 엔릴의 손녀인 "곡물의 여신 인안나 (혹은 이난나)"와의 갈등구조 속에서 형성된 것으로 본다. 이 갈등에서 결국 두무지가 저승으로 끌려가는 데 이런 이야기들은 "약한 목자"와 "저돌적이고 과격한 농부"로 묘사함으로써 당시 고대 근동아시아의 사회상을 드러내고 있다고 본다. 즉, 저자는 여기에서 신화에 대한 사회학적 해석을 시도하고 있다.

10. "살인하지 말라"는 장에서 저자는 이제 창세기까지의 이야기를 마치고 출애굽기로 넘어가며 무엇보다 먼저 고대 근동아시아의 여러 법들을 열거하고 소개한다. 이리하여 주전 21세기 초에 공포된 "우르 남무 법전", "고대 메소포타미아의 계약서", "독수리 석비", "슈루파크의 가르침" 그리고 "함무라비 법전"을 간략하게 소개되며 이 법들 중에서 "살인"과 "간음"과 "결혼과 이혼" 그리고 상해법 등이 중심적으로 다루어진다.

11. "부모를 중히 여겨라"는 장에서 저자는 지혜문학과 율법의 상관 관계를 찾기 위하여 고대 메소포타미아 잠언집의 원형으로 여겨지는 수메르판 "슈루파크의 가르침"(주전 28-25세기)과 인류 최초의 법전인 "우르 남무 법전"을 비교한다. 그는 이 두 법전은 "내용과 순서"가 같으나 "…을 하지 말라"는 결의론적 형식에서 "만일 …한다면"이란 판례 형식으로 넘어간 변화를 찾아내고 있다. 그러나 이런 변화를 꼭 역사적인 발전으로 볼 수 없는 것은 저자도 지적하는 바와 같이 결의론적 형식이 십계명과 잠언에서 정확하게 일치하는 데 있다. 이와 연관하여 저자는 "토라"를 다루며 시편 1:1의 "복 있는 자"를 "복 받는 사람"으로, "악인"을 "사악한 자"로, "꾀를 따르다"를 "꼬임에 걷지 않는다"로 사역한다. 이 번역은 문법적으로도 정확하지 않으며, 우리 말로도 어색하다. 이어 저자는 <선조들의 어록>에서 "성서 공부"를 "귀양살이"에 비유하고 "동료들과의 견실한 논쟁"을 격려하면서 "혼자 스스로 성서를 해석하고 이해하려 하지 말라는 경고"를 우리 시대의 학자들과 학도들에게 잘 들려주고 있다.

12. "신상"의 주제로부터 제 2부인 "유일신 관념의 탄생"이 시작된다. 먼저 저자는 고대근동아시아 종교에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신상"을 다루면서, "수메르신의 계보"를 간략하게 소개하고, 주전 1200년 경 "앗시리아의 왕 투쿨티닌우르타 1세가 바벨론을 정복하고 마르둑 신전을 파괴하고 마르둑 신상을 빼앗아간" 역사적 사실을 언급하며, 그로부터 약 100년 후 '마르둑 신상'을 되찾은 사건을 기념하여 "당대 최고의 경축일"로 기념한 일을 전하면서 한 도시의 수호신의 신상이 고대인들에게 얼마나 중요한 상징물이었는지 잘 예증하고 있다.

13. "신상을 만들지 말라"는 이 장은 고대 근동아시아에서 신상이 신탁을 주는 중요한 기능을 하였음을 말하며, 당대의 문학에는 신들이 "꿈, 새끼 염소의 간점, 주문, 예언자들의 글, 제비, 별자리의 움직임, 날아가는 새의 움직임, 우물이나 연못의 현상 등"을 통해 자신의 뜻을 전하였다고 한다. 여기에서 저자는 특히 "간점" 치는 의식과 그 해석을 돕는 토판에 대해 악카드의 왕 나람신이 7년 동안이나 시도하지만 실패하고 왕국이 망한 이야기를 흥미롭게 전해준다. 그렇지만 저자는 고대 근동아시아에 넓게 퍼진 신상 문화와 간점 제도에 대한 비판과 타파를 마치 히스기야와 요시야의 종교개혁 때 처음으로 시행된 것처럼 말하는 것은 그가 역사비평학적인 가설을 지나치게 충실히 따르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 같다(227-8쪽). 이 장의 198쪽에 나타나는 '에리둑'은 '에리두'로 표기되어야 하지 않는지 검토되었으면 한다.

14. "엘, 바알, 야웨"를 다루는 이 장에서 저자는 이스라엘 민족이 가나안의 종교와 만나는 과정에서 "엘"과 "바알"의 성격을 자신의 신앙 속에 차용한 문제를 간략하게 다루고 있다.

15. "내 앞에 다른 신들이 있지 않을 것이다"는 제 1계명을 다룬다. "내 앞에"('al-panay)을 저자는 "내 얼굴 위에" 즉 "내 면전에"로 해석하지만, "나를 거스려"로 해석하면 "유일신앙"에 대한 천명으로 의미가 더욱 강해진다. 그는 하나님의 이름 YHWH를 "야웨"로 읽도록 제안하며, "야훼"는 국어식 음절 즉 Yahweh를 Ya-hweh로 읽은 데서 비롯된 것이라고 잘 비판한다 (256, 각주 72).

16. "금송아지 신상"을 시내산에서 만든 사건에 대해(출 32장), 저자는 이것이 "이스라엘의 민족적 죄의 시작"이었으며 결국 여로보암이 벧엘과 단에 금송아지 신상을 세우는 것으로 이어짐을 관찰한다. 그는 이스라엘 사회에 깊이 깔린 혼합종교 문제를 다루면서 특히 고대의 한 항아리에 새겨진 "나는 너희를 야웨와 그의 아쉐라로 축복한다"는 문구를 소개한다. 이것은 아마 당대의 민중 종교의 모습을 드러내어 주는 것 같다.

17. "말과 나귀"에서 저자는 "나귀"가 주전 4000년대 말엽에 그림에 등장하며, "노새" (수나귀와 암말의 잡종)는 3000년 경에 짐나르는 집짐승으로 길러졌고, "말"은 주전 2000년 전반까지 "상서롭지 못한 짐승"으로 간주되었으며, 주전 2000년대 중반 (1345-1200년 경) 테베에서 발견된 한 점토판에는 사랑의 여신 아스타르테가 말 타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며 이 두 짐승에 대해 흥미로운 해석을 제시한다. "대체로 고대 메소포타미아인들이 볼 때 말은 전쟁에서 상처받은 짐승이거나 여신의 연인으로 간주되었다…그러나 옛부터 나귀는 전통과 위엄의 짐승으로 명성을 얻었기 때문에…메시야 예수도 히브리 전승에 걸맞게 나귀 타고 예루살렘에 입성하였다"고 본다.

18. "다윗과 예루살렘 성전"을 다루는 이 장은 다윗을 통해 "하나님의 궤가 예루살렘에 들어온" 이야기를 하면서 "법궤"를 지키는 "케룹" ('그룹' <개역>)을 소개하며 이 영물이 지키는 "궤"와 "그 채"를 다룬다. 저자는 "그 채는 오늘까지 그곳에 있으며 궤 안에는 두 돌판 외에 아무 것도 없다"는 말(왕상 8:8 하-9 상)을 가지고 열왕기의 "편집자"가 이미 돌판은 사라졌다는 말을 암시하는 것으로 해석한다. 그렇다면, "두 돌판"은 예루살렘이 멸망할 때 사라졌다는 뜻인가?

19. "시나이산, 시온산 그리고 산동네"는 "산들"로 서로 이어지지만 이 장의 중심 주제는 이사야의 "임마누엘"에 대한 예언이며 저자는 "히스기야가 바로 임마누엘"이었다는 역사적 해석을 하고 있다. 이사야 7장에서 "처녀"와 "임마누엘"의 정체에 대한 토론은 복잡하고 격렬하지만, 어쨌던 이사야 7-9장에 나타난 "임마누엘"은 단순한 역사적인 인물을 훨씬 넘어가고 있음을 고려해야 한다(8:8).

20. "예루살렘 해방의 날"에서는 앗시리아의 산헤립과 히스기야의 전쟁 이야기를 앗시리아의 문헌과 열왕기 이야기로 조명하고 있다.

21. "야, 하느님"에서 저자는 "야"(yah)라는 하나님의 이름이 "야웨를 가리키는 것이 아니며…어떤 특수한 상황에서 종종 사용되며"(366쪽), "강점이 찍힌 '야'는 '야(후)' 인명에 나오는 야웨의 축약형 '야(후)'와 동의어가 아니다"라고 말하며 이 칭호는 "히스기야 시대의 산물"로서 열렬한 "야웨주의자 히스기야의 '야' 신학을 담고 있다"고 본다. 그러나 이 칭호는 "바다의 노래"인 출애굽기 15장2절에 가장 먼저 나타나며 크로스(F. M. Cross)와 프리드만(N. Freedman)은 이 노래를 최소한 주전 12-13세기의 것으로 본다. 또한 이 칭호는 출애굽기 17장16절에도 나타나며 이사야 12장2절과 38장11절을 제외한다면 모두 시편에서 나타나고 있으므로 이 칭호의 "연대성"에 대한 저자의 입장은 재고될 필요가 있다 (Bible Works 4.0에 따르면, yah는 39개의 구절에 나타나며, 몇몇 구절에서는 첫 요드에 강세가 찍힌 yyah가 네번 더 나타난다 [시 94:7, 12; 118:5, 18]).

22. "야웨가 레비야탄을 죽였다"는 장에서 저자는 에누마 엘리쉬에 등장하는 마르둑과 티아맛의 싸움과 "빛의 창조" 모티프를 연결하고 있다.

23. "지혜의 침묵"이란 표현은 "전통은 토라에 울타리를 친다. 지혜에 울타리를 치는 것은 침묵이다"라는 <선조들의 어록>에서 가져온 것이며, 이것을 통해 저자는 "욥의 침묵"과 "수메르의 욥"과 "아벨의 침묵"과 "예수의 침묵"을 이어간다. 이들은 사실 "아벨"을 제외하고는 고난 중에서 가장 말을 많이 한 사람들로 여겨질 수 있다. 따라서 저자는 여기에서 "침묵"은 "하느님을 저주하라는 협박이나 회유에 넘어가지 않고 담담히 거부하는 의사표시로서의 침묵을 말한다"고 재해석한다.

24. "예루살렘의 운명"에서 저자는 예루살렘의 멸망에 대한 신명기적 관점에서의 해석을 소개한다.

25. "기쁜 소식이 땅 끝까지"에서 저자는 이스라엘의 회복을 마른 뼈의 부활로 그리고 있는 에스겔의 환상(겔 37:11-13)을 "미(이)라를 정성껏 만들어 무덤에 세워놓고 죽은 자의 혼이 새처럼 밤마다 밖에 나가 노닐다가 죽은 자의 몸으로 다시 돌아오는 이집트의 장례관습"으로 설명한다. 그렇지만 "하나님의 신이 그들에게 임하여 그들로 살게 하는" 모티프는 어떻게 설명될 수 있을까? 저자는 이어서 소위 "익명의 '제 2이사야'"를 다루며 여기에 나타나는 "보편성" 사상을 부각시키고 있다.

26. 제 4부에 나타나는 마지막 세 장은 "초기 유대교의 지혜"를 다루며, 신약성서와 초기 랍비들의 유대교에 나타나는 "안식일" 개념에 대한 토론 (26, 27장)과 "길과 진리와 생명"되신 예수 그리스도와 "세상은 세 가지 위에 서 있다. 토라 위에 (하느님을) 섬기는 일 위에 자비를 한껏 베푸는 일 위에"라는 선조들의 어록과 연결한다.

 

조철수의 새 책 <메소포타미아와 히브리신화>은 여러모로 칭찬받을 만 하다. 그는 고대근동아시아의 세계를 눈으로 보고 귀로 들을 수 있는 것처럼 소화하여 우리에게 소개하며 원문은 모두 스스로 번역하고 수많은 그림과 사진과 도표을 통해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또한 저자는 거의 대부분의 장에서 고대 근동아시아의 개념적 범주들을 구약성서와 연결하여 구약과 신약의 배경을 잘 드러내어 준다. 그렇지만 두 세계를 연결할 때 적절한 것도 있고 부적절한 것도 나타난다. 두 세계는 크게 볼 때 같은 문화적 배경을 가지지만 인용되는 본문들 사이에 지리적이며 역사적이며 종교적인 거리가 늘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 거리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을 때 과거 학자들이 실수한 "범 바벨론주의", "범 이집트주의", "범 우가릿주의" 등의 함정에 빠져 "범 수메르주의"라는 비판을 벗어나기 어려워질 것이다. 또한 우리는 형식적 일치를 의미론적 일치로 보려는 경향도 더욱 깊이 고려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끝으로 우리는 이 책을 읽으면서 대부분 사역으로 처리된 여러 지명과 인명을 어떻게 표준화 할 것인가 하는 문제를 느끼게 된다. 수메르와 고대 근동아시아의 배경 속에서 구약성서를 느껴보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은 필독서가 될 것이다.

 

[히브리 기원설을 쓴 조철수 박사 소개]|

 

조철수 선생은 1950년생으로, 연세대학교 경영학과에 입학했다가 철학을 공부할 요량으로 1972년에 같은 대학 신학과로 전과하여 1976년에 졸업했다. 이후 예루살렘 히브리 대학에서 성서학, 고대 셈어, 앗시리아학, 이집트학 등을 공부했으며, 수메르어 문법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3년부터 같은 대학 앗시리아학과에서 수메르어와 고대 메소포타미아 문헌을 가르쳤고, 1982년부터 수메르어 사전편찬 작업에 참여하기도 했다. 서울대, 연세대 등에서 종교학, 악카드어 등을 강의했고, 현재 서강대 수도자대학원에서 구약 성서를 가르치고 있다. 이 책 이외에 <사람이 없었다 신도 없었다>(1995: 공저), 고대 문헌을 국역하고 해제를 붙인 책으로 <수메르 신화1>(1996), <사해문헌1>(1997), <선조들의 어록>(1998) 등이 있다. 약력에서도 알 수 있지만, 우리 나라에서는 무척 보기 드문 뛰어난 고대 근동학자이다.


 [추가]

'수메르 신화 '(조철수 저)에 나오는 내용과 '창세기'와 연관성을 살펴본다.

1. 천지 창조/ 혼돈(테홀)과 티아맛 여신의 동일 어원

2. 인간창조/ 진흙의 아담의 엔키의 진흙
3. 여자창조/ 아담의 갈비뼈와 엔키의 갈비뼈
4. 낙원/ 에덴동산과 딜문
5. 형제 갈등/ 목자 두무지, 농부 엔킴두와 아벨, 카인
6.. 홍수/ 노아의 홍수와 지우쑤드라의 홍수
7. 탑/ 바벨탑과 지구라트
8. 용어/ 샬롬, Salim. 에덴동산과 gan Eden
9. 명언/ 십계명과 슈루파크의 가르침
10. 안식일/ 안식일 '샤바트'와 정결레 '샤바투'
11 풍습/ 음부에 대고 맹세. 출산도구로서 흙벽돌, 문지방 예. 종과 주인의 관계, 구두 유언 등
12. 기타/ 다수( 사람불평과 멸망, 7주야, 흉년과 가뭄, 안식일, 년, 싸르곤 정설 등등)

 

이와 같이 '창세기' 초기역사 즉 아브라함 이전의 역사에서 수메르 신화는 주요 줄거리를 이룬다.
'창세기'의 원형은 의심할 나위 없이 '수메르 신화'이다.
그리고 주변 강대국의 다신교와 풍요로움에 비해 상대적으로 유일신의 확신, 구원과 약속된 미래, 선택된 민족이 강조되고 있다.

 

[저자소개]

조철수 - 1950년 서울에서 태어난 조철수 박사는 1969년 연세대학교 경영학과에 입학했으나 철학을 공부하고 싶어 1972년 신학과로 전과해 1976년 졸업했다. 그 해 이스라엘로 유학을 떠나 예루살렘 히브리 대학교에서 성서학, 고대 셈 어, 앗시리아학 이집트학 등을 폭넓게 공부했으며 수메르 어 문법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3년부터 같은 대학교 앗시리아학과에서 수메르 어와 고대 메소포타미아 문헌을 가르쳤다. 1982년부터 히브리 대학과 이스라엘학술원의 지원을 받은 수메르 어 사전편찬작업에 참가했다. 서울대, 연세대, 장신대에서 종교학, 악카드 어 등을 강의했으며, 현재 서강대학교 수도자대학원에서 '구약성서'를 가르치고 있다. 서울 동숭공연영상아카데미에서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신화론'을 강의하고 있다.

지은책으로 <사람이 없었다 신도 없었다>(함께지음), <메소포타미아와 히브리 신화>가 있고, 근동 지역의 고대 문헌을 한국어로 옮기고 해제를 붙인 <수메르 신화1>, <사해 문헌1>, <선조들의 어록> 등의 편역서를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