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마당/살림단상(한국타임즈)

한국을 이끌 바른 선장 누가 되어도 항해가 쉽지 않다

▪살림문화재단▪ 2017. 3. 28. 22:10



 한국을 이끌 바른 선장 누가 되어도 항해가 쉽지 않다

[강행원/동아시아 인문화중심 미학연구원장/살림단상 칼럼니스트]


지금 한국정부의 대선주자들은 국가장래의 비전에 대한 정책제시 보다도 국가안보에 결핍을 은연중에 신경을 쓰고 있다. 이점은 보수나 진보 어느 쪽을 막론하고 국가안보를 도외시하거나 외면한 지도자는 없을 것이다.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은 보수 진보가 다를 리 없을 것이지만, 유독 보수진영에서 안보를 일삼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유사시에 우리에겐 적에게 공격명령을 내릴 수 있는 작전지휘권이 없다. 노무현정부에서 미국으로부터 작전권이양을 추진해 왔던 것을 탄핵된 박근혜 정부는 무기한 연장해 그것을 가장 큰 자랑이자 업적으로 삼았다. 이점을 비춰볼 때 노무현정부의 진보적인 생각과 박근혜정부의 보수적인 생각차를 도마 위에 올려놓지 않을 수 없다. 무엇이 더 바람직한 안보정신인가?

내 나라를 수호하는데 자주의지대로 하지 못하고 남의 지시를 받아야 한다면 그것이 바른 안보관인가를 묻고 싶다. 국방에 관한 자국의 의지대로 할 수 있는 권리가 없다면 그것은 식민국에 불과한 것이다. 이는 지금까지 미국을 믿고 북풍을 팔아서 정권을 유지해 왔던 안위가 국민을 조롱하는 보수의 상투적인 무기였다. 이러한 의미를 생각해보면 탄핵된 박근혜의 국정농단 비리는 빙산의 일각일지도 모른다. 아직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더 큰 부패가 불거진다면 국방 비리일 수밖에 없다. 오직 핵무기에 매달려온 북쪽에 위협을 느낄 때마다 보수정권의 위정자들이 쏟아 낸 반격은 미국의 변함없는 우호증진과 무기 도입이었다. 사드배치도 록히드 마틴이라는 일개 군산복합체의 로비라는 지적도 있다. 여기에 방산비리가 없을 리가 없다.

또한 친박의원들은 우리가 무엇이 부족하냐고, 돈이 없느냐? 머리가 없느냐? 북한보다 더 우수한 가공할 무기를 만들면 되지 않느냐고, 북한을 능가한 핵을 만들자고 볼멘소리를 들고 나와 잠꼬대를 하기도 했다. 누구 맘대로 가공할 무기를 만들 수 있단 말인가? 국방외교만 문제가 아니라 나라꼴이 경제적으로도 IMF보다 더 심하게 추락하여 회복기미가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이런 판국에 친박당에서 대선주자를 내는 것도 가관이지만 도토리 키재기다. 게다가 구속영장이 청구된 박근혜를 옹호하는 극우집단의 태극기 집회는 태극기만 흔들면 나라를 사랑하는 것이 되고, 성조기를 흔들면 안보가 되는 것인가를 묻고 싶다. 독립국이 되기를 부정하는 민족혼도 정체성도 없는 깡통집단이 아닐 수 없다.

막무가내로 이성도, 논리도, 바른 판단도 없이 억측을 부려 혼란을 가중하는 것은 진영대립이 아니다. 헌법을 부정하면서까지 나라를 도탄에 처하게 하는 원흉일 뿐이다. 나라가 정치적 공백의 혼란기 마다 한국은 과거부터 지금까지 외교·안보정책 실패로 국가와 국민의 운명이 나락으로 떨어진 예가 한두 번이 아니다. 외교·안보는 국가의 근본과 맞닿아 있다. 집권 세력이 공익과 국민의 편에 서 있지 않아서 지금의 박근혜 정부처럼 파국이 온 것이다. 이런 경우는 과거 역사의 그 피해 역시 한두 세대를 넘어서서 지속되고 있다. 지난 한 세기 동안 일제강점 40여년의 식민화와 소모적인 남북분단의 대결구조는 모두 조선말기 세도정치의 귀결이었다.

작금에는 사드 문제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한두 달 한시적인 황 대행의 위기관리정부가 사드를 고집하며 실행하려는 작금의 현실은 위험천만하다. 통치능력이 전무했던 박근혜의 제왕적인 밀실 불통외교가 저지른 잘못된 정책은 그의 파면과 동시에 중단돼야 한다. 이러한 당위는 민주국가에서 국민공청의 소통도, 국회동의도 없이 내린 결정이기 때문이다. 미국과 중국의 틈새에서 우리가 겪어야 하는 외교마찰로 인한 '수조 원'의 피해를 직시한 오늘의 현실을 어떻게 할 것인가? 외교·안보 국방의 무대책, 사실상 국가 부재가 몇 달째 지속되고 있다. 그런데도 사드 배치는 미국의 뜻대로 진행 중이며, 중국은 경제 보복을 강행하고 있다.

트럼프는 오바마가 막지 못한 북핵의 평가를 놓고 선제타격을 심각하게 검토하고 있다. 트럼프가 자신들의 정치적 목적으로 북한을 타격하면, 북은 당연히 남한에 대응공격 할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만약에 사드배치가 실행되어 우리의 하늘에서 핵을 저지하는 문제가 발생한다면 그 피해는 어디로 가겠는가? 북한의 빌미로부터 한국이 미,중 강국의 전략 경쟁에 'NO'라고 말하지 못하면, 그들 패권 다툼의 틈바구니에서 우리는 참으로 비참한 신세가 될 것이다. 과거 역사에서 임진왜란, 정유재란, 병자호란, 청일전쟁, 태평양전쟁, 한국전쟁, 이 모든 전쟁에서 겪었던 치욕의 한국은 주체도 아닌 처지였다. 생각만해도 끔찍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얼마나 많은 민간인들이 속수무책으로 희생되고, 청년들이 강재 징집되어 죽고, 수만 명의 여성들이 성폭력에 신음했던 한반도가 오늘까지도 그 악몽을 저주하고 있지 않는가? 대선정국에 휩쓸려 가는 사이에도 우리 '남북분단정세'의 체감 상황은 이미 외신들은 아주 위험하게 바라보고 있다. 이처럼 한반도와 그 주변에 대규모로 전개된 미군 전력은 트럼프 행정부의 결단만 떨어지면 언제라도 평양을 초토화시켜 김정은 제거와 대량살상무기 회수라는 전략목표 달성을 꾀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당사자인 우리나라 정치권과 언론은 정쟁(政爭)에 묻혀 한반도를 향해 다가오는 위기를 인식조차 못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지난해 11월부터 한국에 머물고 있는 미국 시민권자들에게 STEP(Smart Traveler Enrollment Program), 유사시 그들의 위치를 신속히 파악하여 국외로 대피시키기 위한 여행자 등록 프로그램까지 완성했다는 정보가 나돈다. 이러한 트럼프의 계략에 맞장을 띨 우리의 대선주자가 있는가? 바로 적임자가 '나'라고 외쳐보라! 이제는 우리도 그들과 당당하게 우리의 주장을 펼 수 있는 모든 조건이 없지 않다. 미국도 우리를 버릴 수 없으며, 중국도 우리를 필요로 하기는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애꿋은 국민만 전쟁의 참화로 내몰리게 될 판은 아닌지? 유권자들 모두는 역사와 비상시국에 대한 현실의 재인식이 절실한 때이다.

[강행원의 지난글보기] http://blog.daum.net/yiwoosong/134837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