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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대통령', 알고보니 기부천사

▪살림문화재단▪ 2015. 1. 11. 23:56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대통령', 알고보니 기부천사

 

'세계에서 가장 검소한 대통령'으로 알려진 호세 무히카 우루과이 대통령이 재임 기간 서민주택 건설 사업에 40만달러(약 4억3644만원)를 기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히카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우루과이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지난 5년간 자신의 월급 가운데 일부를 정부의 서민주택 건설사업에 내놓았다고 밝혔다. 이 사업은 무히카 정부가 취약계층에 5만가구 주택 공급을 목표로 추진한 것이다. 그는 "현 정부 구성원의 한 사람으로서 월급을 보태서라도 서민 주택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무히카 대통령과 폴크스바겐 비틀. AP연합뉴스무히카가 받은 대통령 월급은 1만4000달러였다. 그는 이 가운데 87%를 자신이 속한 중도좌파 정당인 프렌테 암플리오와 사회단체에 기부해왔다. 기부 이유는 평범한 시민들의 평균소득에 맞추기 위해서라고 한다. 그는 또 호화로운 관저 대신 감정가 10만8000달러의 농장에서 살고 있다. 이 농장은 아내의 소유다.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대통령'이란 이름에 걸맞게 그의 재산 목록에는 1987년형 하늘색 폴크스바겐 비틀, 트랙터 2대, 몇 대의 농기구가 올라 있다. 무히카의 '트레이드 마크'인 34년된 구식 비틀은 아랍의 부호로부터 100만 달러에 사겠다는 제의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우리집 개 마누엘라가 그 차를 좋아한다"며 거절했다. 무히카 대통령은 다리가 3개밖에 없는 개 '마누엘라'를 키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우루과이 서점가에서는 무히카의 전기 '조용한 혁명'(La Revolucion Tranquila)이 베스트셀러로 떠올라 화제가 됐다. 이 책은 무히카가 군사독재정권 시절 좌파 무장조직의 게릴라로 활동하던 시절과 14년에 걸친 교도소 생활 등을 담았다. 조만간 10여 개국에서 번역 출판될 예정이다.

<정유진 기자 sogun77@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