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림태학(divine saminary)/오미아 단상

저문 거리에서

▪살림문화재단▪ 2015. 3. 13. 04:30

 

 

저문 거리에서 / 오미아

 

누가 또 어디서 날 저버리나보다

저녁 산책은 박하향인듯 귤향인듯 싱그러웠는데

돌연 또 가슴이 저리다



앙상한 가지엔

지난 나뭇잎에 대한 기억만 남고

바다 한가운데인듯 지나가는 행인도 하나 없다

다행이다

많이 슬프거나 외로울 때에는

아무도 날 발견치 말아다오



나를 만난 내 모든생에 용서를 구하면

기억만큼 나뭇잎이 다시 가지에 붙고

바닷물 아무리 덮쳐와도

바닷속 물고기 처럼 무심할 수 있을까

다시 또 아무일 없는 하루가

태양처럼 질 수 있을까



세상일들 무얼 믿고 그랬는지

생각해보면

언제나

불행의 덕성에 기대었었다



그러려니

그렇게.....



세월은 찻물속 설탕처럼 녹아 없어지는데

지나감들일 뿐



누구도 자신만큼

치명적이지는 않는법이다

 

 
 *오미아박사(종교예술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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