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문 거리에서 / 오미아
누가 또 어디서 날 저버리나보다
저녁 산책은 박하향인듯 귤향인듯 싱그러웠는데
돌연 또 가슴이 저리다
앙상한 가지엔
지난 나뭇잎에 대한 기억만 남고
바다 한가운데인듯 지나가는 행인도 하나 없다
다행이다
많이 슬프거나 외로울 때에는
아무도 날 발견치 말아다오
나를 만난 내 모든생에 용서를 구하면
기억만큼 나뭇잎이 다시 가지에 붙고
바닷물 아무리 덮쳐와도
바닷속 물고기 처럼 무심할 수 있을까
다시 또 아무일 없는 하루가
태양처럼 질 수 있을까
세상일들 무얼 믿고 그랬는지
생각해보면
언제나
불행의 덕성에 기대었었다
그러려니
그렇게.....
세월은 찻물속 설탕처럼 녹아 없어지는데
지나감들일 뿐
누구도 자신만큼
치명적이지는 않는법이다
*오미아박사(종교예술철학)
'살림태학(divine saminary) > 오미아 단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싱싱한 날것 (0) | 2015.03.13 |
---|---|
동승 시사회 초대글 (0) | 2015.03.13 |
버스 정류장에서 (0) | 2015.03.13 |
봄이다 (0) | 2015.03.13 |
다짐 (0) | 2015.03.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