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마당/살림단상(한국타임즈)

꽃에 대한 편견 1

▪살림문화재단▪ 2015. 12. 4. 01:37

 

 이우송/살림문화재단 다석채플사제,시인

 

꽃에 대한 편견 1


   

꽃이야 홑꽃이 보기 좋지

겹꽃을 보고 있노라면

배니를 짙게 바르고

분냄새가 짙게 배인채

웃음 파는 여인 같아서

왠지 그래

 

 

겹동백과 홑동백

왕벚꽃과 홑 벚꽃

겹꽃 호주매화와 하얀 백 매화

양귀비 겹꽃과 홑꽃이

그리도 다를까

봄이 되면 편견이 더 심해지는 것은

왜 일까

 

보라

홑겹 홑꽃의 아름다움을

겨드랑이 속살이 비칠 듯 말듯한

하얀 모시적삼을 입고

물동이를 이고 가는 여인처럼

미세한 봄바람에 흔들리는

하얀 배꽃

오금이 저린다

홑겹의 백미라고나 할까

 

 

산들거리는 봄바람에 흩날리는

꽃비 같은 홑 매화

마음이 촉촉이 젖는다

홑꽃의 가녀린 흔들림을 바라보면

음악을 연주하는 손길 같다

핏빛으로 뚝 뚝 떨어지는

겹꽃들과 견주지 않는다 

 

 

오래전 홑꽃이 바람에 흩날릴 때

과수원에서 본 수채화같은 풍경

꽃비라 하던가

염통이 적시도록 맞아보고 싶었던 꽃비

 

 

이 봄에도 배나무 아래서 하얀 꽃비를 맞고 싶다

홑겹의 흩날리는 꽃비가 체감되는 살점 부위 부위가

달아오르는 촉촉한 성감대여라

천둥소리와 함께 꽃비에 속살이 젖고싶다

굼틀거리며 젖어오는 촉촉한 성감대여라

 

 

2010.03.06. 

- 글/李友松(西夕)

 

[다른글보기] http://blog.daum.net/yiwoosong/134836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