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조형연구소 한뼘미술철학겔러리/FALU

FALU[성명서] 2007년 7월 2일

▪살림문화재단▪ 2017. 8. 7. 00:48

문화관광부 장관과 국립현대미술관 관장께 다시 묻는다.


  한국미협의 미술대전 비리가 검찰의 손을 비켜간 것은 그냥 접어두더라도 1993년의 대형 구속 사태를 비롯하여 2001년 25명의 무더기 입건과 구속으로 큰 회오리바람을 몰고왔다. 그리고 2006년 봄에 자행된 비리는 한 장르에서만 50여명이상이 입건되고 9명이 구속되는 초유의 사건이 지상을 도배했다. 앞으로도 이보다 거래가 더 큰 장르로 옮겨서 수사가 계속될 것이라고 하는데 같은 직업군으로써 참으로 부끄러움을 금치 못한다. 하지만 공모전은 작가가 되는 등용문인데 입시부정이나 고시부정과 다를 리가 없다. 우리사회에서 입시나 고시부정을 보고도 관용한 일이 있으며, 그냥 부정한 그대로 그들을 기용해 쓴 일이 있을 만큼 부패한 나라인가를 돌아보지 않을 수 없다.


  작가가 되는 길은 이미 일가를 인정받는 등용의 길이기 때문에 우리의 입장은 입시나 고시보다도 수숭한 길이라고 생각해 왔다. 해서 정신적인 성가의 길을 이루는 가장 청정해야 할 곳이 부정한 짓으로 얼룩졌다면, 그것은 중병에 걸린 것이다. 그러한데도 수술을 하지 않고 오리무중의 면죄부가 되는 사회라면, 나라꼴의 미래는 패색의 황홀한 나락이 기다릴 뿐이다. 이와 같이 부패한 곳을 보고도 도려내지 않고 어정쩡한 자세로 나라살림을 맡는 관리가 있다면, 우리는 물질적으로 조금 잘 산다고 해도 미래의 희망을 약속할 수가 없을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촌극에 대하여 정부당국의 상부에 환부를 도려내줄 것을 정중히 건의 하는 공문을 냈었다.


  그것은 한국미협의 미술대전 비리와 관련해 대통령상과 국무총리상에 대한 시상제도 철회를 비롯하여 행사운영비 지원을 단절하고, 국립현대미술관의 미술대전 전시공간을 대여하지 말 것을 촉구하는 공문을 전국미술인조합 FALU가 최근 문화관광부와 행정자치부, 청화대 등 그 예하관련 기관에 전달한바 있다. 그리고 그 전달문건을 정식 공문으로 성문화하여 발송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행자부에서만 대통령과 총리상에 대한 취소결정을 통보해 왔을 뿐, 문광부를 비롯한 그 예하의 문화예술위원회와 국립현대미술관에서는 회신을 묵살하고 있다. 거의 1개월이 되었는데도 가부의 회신을 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가를 따져 묻지 않을 수 없다.

 

  거듭 말하지만 이처럼 여러 차례 부조리가 발생 했고, 또 모든 언론에 크게 보도되어 미술계를 먹칠했던 온 천하가 다 아는 사건임에도 그 조치에 대한 건의 공문을 묵살했다면 법 밖에서 굴림 하는 기관이 아니고서는 할 수 없는 직무유기를 범하고 있다. 이는 상급기관의 문광부에서부터 묵살한 일이니 이것이 관계 장관의 지시로 그 예하가 일제히 묵살한 것인지를 밝혀야 할 것이다. 그 이후 우리는 다시 국회의 민노당에 의뢰하여 묻는 대책마련에 대한 의견을 예술위는 그것도 마지못해, “한국미술협회 측의 공식적인 해명을 요구한 상태이며, 심사제도 개선안, 이행실태 및 실효성 등을 다각도로 면밀하게 검토 후 2007년 문예진흥기금 지원방안 등을 결정할 예정임”을 전해왔다. 국립현대미술관도 국회를 통해서 물어오도록 버티고 있는지 모르지만 책임기관으로서의 책무를 저버리고 있다.


  해서 아무런 비전도 없이 없어져야 할 낙후된 행사에 아직도 공조의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이유가 무엇이냐를 묻는 2차 성명서를 민미협, 미술인회의, 미술노조의 3단체가 모여 발표하고, 예술위에 우리의 강력한 뜻을 전달하였다. 스스로 알아서 처리해야 할 사명을 관계당국의 처분에 맡기면 공조를 하거나 솜방망이 처벌에 지나지 않으니, 이와 같이 단체가 모여 실력행사를 하게 됨으로써 국력을 낭비하고 있다. 이렇게 진을 빼고 난 다음에야 바른 판단을 내려 6월 29일 한국미협의 미술대전 지원금 중단 결정을 내려 공포하였다. 이나마 다행한 일로 환영해 마지않는다.


하지만 가장먼저 나서야 할 국립미술관이 부정한 미술대전 전시대관 취소 결정을 김관장 재임 4년 동안 처리하지 못하고 아직도 미적거리고 있다.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국립미술관이 민간기구의 부정한 공모전을 대관하고 있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 국립현대미술관이 아직도 대관을 하고 있다는 것은 일정부분 비리온상에 동조하고 있음을 뜻하는 결과일 뿐만 아니라, 김관장의 개혁성은커녕 도덕성까지도 역사적인 면죄부를 면할 수가 없을 것이다. 그것은 국립현대미술관에서의 전시경력을 활용하려는 미술인들에게 주최측에 대한 부정의 미끼가 제공되어왔기 때문이다. 더욱이 김관장은 취임당시 부패한 미술대전의 대관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취했던 분이니 이보다 더 부끄러운 일은 없다. 미술관 본래의 기능으로 돌아가서 이 땅의 문화인들에게 값하는 책임자의 결단을 빨리 내려야 할 것이다.


  한 두 차례도 아니고 수년동안을 상습적으로 썩어 곪아온 곳을 국가가 도려내지 않고 계약을 핑계로 계속 미루어도 되는 것인지를 주무장관께 묻고 싶다. 법리에 있어서는 사적인 문제도 부정이 있을 시에는 계약파기가 정당화 하거늘, 하물며 공적인 국립미술관에서 계약을 운운하며 핑계 삼는 행위는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는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제 문제에 대하여 문광부와 그 예하 기관은 미술인 공공노조 FALU가 보낸 공문회신을 묵살해도 되는 것인지를 공개적으로 그 주무장관의 직접적인 대답을 요청하는 바이다. 이러한 제 문제가 명쾌하게 해결되지 않으면 주무장관과 그 예하의 기관장을 상대로 법적인 투쟁절차도 불사 할 것이지만 퇴진운동으로도 연계할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 모든 일은 국회를 통해야 대답을 들을 수 있다면 미술인노조 FALU는 기꺼이 국회를 통해 조사하고 따져 묻도록 할 것임을 분명히 밝히는 바이다.


                            2007년 7월 2일            

           민주노총 공공노조 전국미술인조합 FALU 조합원 일동

 

관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