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림문화재단/다석류영모(多夕柳永模.1890~1981)

종교다원주의자로서의 함석헌 재조명 / 다석도방

▪살림문화재단▪ 2012. 10. 2. 09:42

 

 
정수진 (기사입력: 2009/11/30 12:23)

종교다원주의자로서의 함석헌 재조명

한국종교문화연구소, 2009 하반기 정기 심포지엄 개최


한국의 대표적 사상가로 꼽히는 함석헌의 종교관을 교파나 종파의 테두리를 넘어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지난 11월 21일 한국종교문화연구소(소장 윤승용)는 출판문화회관에서 ‘함석헌이 본 종교, 종교가 본 함석헌’을 주제로 2009년 하반기 정기 심포지엄을 개최해 기독교 중심의 종교다원주의자로서의 함석헌을 재조명했다.
김영호(함석헌평화포럼 공동대표, 인하대 명예교수) 대표는 개회사에서 “종교다원주의의 이해와 수용의 관점에서 한국은 배타주의적 극보수주의 신앙으로 퇴행하고 있어 사회발전을 가로막는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이 점에서 일찍이 다원주의 종교관을 선언하고 실천한 함석헌은 훌륭한 전범(典範)이 된다.”고 말했다. 또한 “종교는 함석헌에게 으뜸가는 진리체계요, 개인과 사회를 떠받치는 핵심 가치로 종교를 떠난 삶은 무의미하다.”며 “그에게서 민족의 영성이 발현되었을 뿐 아니라 그의 종교론이 사회적 차원을 내포하기 때문에 함석헌의 종교론은 더욱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함석헌의 씨알사상을 노장사상과 비교분석한 김대식(대구가톨릭대학교 대학원 종교학과) 강사는 “함석헌은 씨알을 자연이라며 문명은 자연을 잊고 반항하는 것이라고 말했다.”며 “즉 씨알의 삶은 자연에 따라, 또는 본성에 따라 자연을 거스르며 살지 말라는 것이므로 씨알의 본석은 자연이고 도이다. 씨알의 본성은 자연을 닮았기 때문에 우주의 근본원리라고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함석헌의 사상과 노장철학을 통해 씨알의 근원성과 도의 근원성을 달리 보지 말고 자연과 인간이 다른 차원의 몸짓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며 “특정 종교가 우주와 나, 그리고 전체를 죽임으로 몰고 갈 수 있으므로 종교 또한 씨알의 생각을 담아내고 풀이하며 헤쳐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종교다원주의 차원에서 함석헌의 종교관을 설명한 신재식(호남신학대학교) 교수는 “기독교적 관점에서 함석헌을 본다면 그는 종교다원주의적 기독교인”이라며, “그러나 종교다원주의 관심이 그로 하여금 기독교 신앙을 포기하게 만든 것이 아니라 동양종교 사상을 통해 기독교에 대한 이해가 넓어지고 깊어졌다고 표현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동양종교에 대한 관심이 기독교 신앙에 대한 편협한 고정관념을 해체하고, 기독교 신앙의식을 확장시키는 계기를 마련해주었다는 것.
불교를 통해 함석헌의 사유체계를 설명한 송현주(순천향대학교) 교수는 “함석헌은 당시 기독교 지식인들에게서는 발견할 수 없는 다양한 사상의 종합을 시도한 선구자”라며, “기독교의 영역을 벗어나 다른 종교의 영역과 소통하려 노력하고 그것에 대해 두려움이 없었다는 사실만으로도 높이 평가할 수 있다.”고 평했다. 예컨대 함석헌은 궁극적 실재의 인격성· 비인격성, 인도종교의 윤회사상과 화신사상의 기독교적 이해 등 타 종교의 낯선 부분들과 접촉하고 종합하고자 시도했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함석헌 사상은 “한국의 신학이 추구해야 할 한국 또는 동양적 사유에 좀 더 깊이 천착할 필요성”을 교훈으로 남긴다고 말했다.
이날 심포지엄에는 이진구(한국종교문화연구소) 연구실장, 김경재(한신대학교) 명예교수도 발표자로 나서 기독교 관점에서 함석헌의 종교관을 분석했다.


희년에 근거한 통일 방안과
한국 교회의 역할

평화한국, 하나누리, 희년토지정의실천운동이 공동주최로 토론회를 열었다. ‘희년, 통일, 교회-희년에 근거한 통일방안과 한국 교회의 역할’을 주제로 11월 24일 오전 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 에제홀에서 열린 토론회에서는 남기업(웨스트민스터신대원 실천신학, 성토모 회장, 토지+자유 연구소 소장) 교수와 허문영(평화한국 대표) 박사가 발제를 하고, 구교형(성서한국 사무총장) 목사와 이만열(숙명여대·前 국사편찬위원장) 명예교수가 논찬을 했다.
남 교수는 희년에 근거한 통일한국의 체제 대안으로 ‘공정국가(Fair State)’를 제시했다. 그는 사회의 중요한 원칙인 공정성의 개념을 중심으로 국가체계를 세우고 그 원리에 따라 국가를 운영할 때 효율성과 공동체성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북한에는 토지공공임대제의 실시와 함께 국영기업의 단계적 민영화와 금융 개혁을 통해 시장경제를 최대한 활성화시키면서도 공정성이 유지되도록 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허 박사는 한반도 통일문제의 특성으로 상황의 이중성(전환기)과 구조의 이중성(자주의식 고양과 주변 4국의 영향력 확대경쟁의 충돌)이라는 현실인식을 통해 통일한국의 비전으로 영성대국(靈性大國)을 제안했다. 영성대국은 모범한국(Bible Korea/Model Korea), 평화한국(Shalom Korea/Peace Korea), 봉사한국(Mission Korea/Service Korea)으로 구성된다.
아울러 3중 단계별 통일방안으로 국토(교회교류), 체제(남북연합), 심정(복음)의 통일을 주장했다. 이밖에도 통일을 위한 상생·공영사업으로 나진·선봉(안중근) 프로젝트와 철원(백범) 프로젝트를 제안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토론자로 참석한 이만열 명예교수는, “통일을 위한 고통스런 작업이 예언자적인 용기를 갖고 한국 교회는 물론 남북한 사회에 용감하게 제시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유동식 박사
전집출판 감사예배

소금(素琴) 유동식 박사의 전집출판 감사예배가 지난달 21일 연세대학교 루스채플에서 열렸다. 1922년생으로 미수(米壽)의 나이에 제자들이 합력해 전집을 출판하게 되어 의미가 더 깊다. 축사를 한 김경재 교수는 한국의 5대 신학자로 다석 유영모, 함석헌, 장공 김재준, 심원 안병무, 소금 유동식를 꼽고 한국에서 책임 있는 복음 신학을 하기 위해서는 이 다섯 분의 신학을 꼭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1952년부터 2009년까지의 저술을 집대성한 전집 10권에는 성서학, 선교학, 종교학, 교회사, 한국 신학사를 두루 섭렵하고 풍류신학으로 발전시킨 여정이 담겨 있다. 운보 김기창 화백이 예수에게 우리 옷을 입힌 것과 같이 “예수의 복음을 우리의 문화와 삶 속에 육화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유동식 박사. 그는 답사를 통해 “같은 장소에서 출판 감사예배를 네 번이나 드리게 되었다.”며, 오랜 세월 건강을 주시고 일할 수 있게 해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렸다. 또한 “한국 교회가 갈라지고 화합하지 못한다는 것을 비판하는데 이번 전집 간행에는 소장학자들까지 44명이 참여하고 12단체가 힘을 모았다.”며 감사의 말을 전했다.
토착화 신학을 추구하며 평생 한길을 걸어온 그의 올곧음에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 감사의 말을 전하고 있는 유동식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