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인공제조합 설립을 통한 복지 및 미술품을 담보로 하는 융자에 관한 제안

미술인공제조합 설립을 통한 복지 및 미술품을 담보로 하는 융자에 관한 제안 [예술정책제안]

 

헌법 제 22조에 제시된 예술인들의 권리보장을 위한 책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예술정책은 예술창작활동에 대한 미미한 재정적 보조를 해 왔을 뿐 생애주기를 고려한 생존 및 생활창작에 대한 지원정책이 부족했음은 익히 통감하고 있는 사실이다.

예술인들 특히 미술인들의 직업적 특수성으로 인한 다수의 미술인들이 각종사회보장제도의 사각지대에 놓여있음 또한 그간의 조사된 자료를 통해 절실히 알고 있다. 전업작가로 활동하는 중견미술인들의 현실은 생활경제나 작업환경에서나 사회적인 관심도에서도 여러모로 열악하다고 봐야할 것이다.

모호한 분류가 될 수 있겠으나 원로작가, 중진작가, 중견작가, 젊은 신인작가 많은 작가군 들이 있지만 이미 경제적인 안정권에 접어든 영향력 있는 일부를 제외한 중견작가들에게 이런 파인아트론[fine art loan]이 금융프로그램으로 개발되어진다면 당분간은 생수가 되어줄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최근 들어 금융기관들이 여러 가지 방법으로 아트뱅킹에 나서고 있다 미술품에 투자하는 전문펀드상품도 아트파이낸스형태로 등장했다. 하나은행은 1996년부터는 미술품을 은행여신의 담보물건으로 활용하기도 했고  굿모닝신한증권은 과감히 미술품에 투자하는 아트펀드상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국민은행은 갤러리뱅크 등 다각적인 노력이 엿보이지만 이는 화랑과 갤러리를 통한 비즈니스 성격의 투자나 프로젝트로 보인다. 물론 금융계가 한국 미술시장의 활성화에 미치는 공로는 크다.

기왕  내친김에 한 걸음만 더 나가보자는 것이고  여기서 제안하는 것은 아트펀드가 아니다. 부자들을 유혹하는 아트 파이낸스 보다  중견작가를 상대로 중견작가의 작품을 담보로 아트론(lone) 즉 직접대출을 일으킬 수 있는 새로운 블루오션을 개발해보라는 제안이다.

이런 일을 집행할 수 있는 기구를 기존의 은행이나 정부기구 보다 미술인 및 미술관계자가 직접 운영하는 미술인공제조합을 설립해서 미술인 파인아트론[fine art loan]을 운영해야 한다는 제안이다.

미술인공제조합의 대상 및 참여작가는 직업노조로서의 미술인노동조합과 마찬가지로 전업창작미술인을 대상으로 한다. 많은 작가와 작품을 소장하고 있는 미술품(서양화, 한국화, 조각 )을 믿을만한 감정기관의 감정서를 받아 이를 담보로 작품가격의 30%~40%선에서 대출해줄 수 있으면 하는 생각에 중견작가들의 견해를 듣고 좋은 반응을 확인했다.

 

이 프로젝트를 주관하는 미술인공제조합은 전국의 금융네트워크와 공공기관 등을 활용한 기획전시 문화이벤트 등 미술계의 호응과 더불어 금융권과 공공기관 기업 등 메세나운동에 미치는 시너지효과를 더한 간접이윤을 창출해 내는 일은 참여하는 참여기관의 몫이다.

미술인공제조합에서 중견작가 나 작품성이 있는 작품위주로 나아가면 작가를 키우는 일도 되고 싼값에 그림을 구입 할 수 있으며 정한 약관에 따라 절차를 간소화해서 신속히 론을 일으킬 수 있으면 미술인공제조합은 약간의 직접이윤도 기대할 수 있으나 이는 조합원의 몫으로 사용하게 된다.

미술인공제조합은 당연히 직영겔러리를 운영하면서 전시 기획 판매를 통해서 조합원의 편리를 도모한다. 그리고 조합원의 여건이 호전 되는대로 대출금을 상환하면서 담보로 맡긴 작품을 찾아가게 되는데 사전에 공제조합 겔러리에 판매의뢰 해서 팔린 경우는 대출금을 상환하지 않고 대출액과 이자를 제외한 그 차액을 찾아가게 된다.

미술인공제조합에 출연하는 민간기업은 미술계의 호응과 더불어 민간기업의 메세나운동에 시너지효과를 더할 것이며 세제해택을 통한 간접이윤 및 기업의 이미지개선을 통한 부가가치를 창출해 내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미술계의 시장성은 좋을 전망이다. 지난 2006~2007년 미술인들의 활발한 활동과 작품구매에 관심을 가진 컬렉터와 전시장을 찾는 시민들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는 지속적으로 불어나는 미술인구의 증가와 더불어 회원3500명을 확보한 서울옥션, 회원500명을 확보한 K옥션, 국내 미술품 경매사상 근 현대미술품 최고가 기록을 경신하는 등 올해 경매시장규모는 1000억대를 넘볼 수 있을 정도로 전망은 밝다.

미술시장이 커지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는 원론적으로 경제수준의 향상으로 문화에 대한 일반적인 관심의 증대로 문화 전 분야가 전체적인 수요의 증가다.

둘째는 부동산과 마찬가지로 돈이 된다고 하니까 투기, 자본증식의 방편으로 증권과 부동산에 투자될 일반자본들이 대체재로서 미술시장에 유입되는 즉 펀드의 개념으로 유입되는 자금이다.

각종 아트페어(Art Fair)를 위시한 미술시장의 형태도 특권층의 고가미술품구입에서부터 저가의 온라인 경매시장까지 다양해지고 있다.

최근에는 크리스티, 소더비, 번햄스 등의 유명 경매회사에서도 현존하는 40세 미만의 한국의 젊은 작가들의 작품도 높은 가격에 팔린 적도 많다.

한국미술시장의 규모는 박물관이나 미술관에서 사들이는 액수, 겔러리나 경매시장에서 미술품이 팔리는 액수, 일반인들이 작품을 사는 액수, 해외에서 미술품을 판매한 액수, 기업에서 작품을 구매한 액수, 국가에서 미술은행제도를 통해 미술품을 구매한 액수 인데. 그 규모는 미술경매시장의 성장만큼이나 성장을 예고한다.

이런 시스템을 통해서 자신의 작품을 전시하고 그림시장에서 객관화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작품의 완성도를 높여갈 수 있는 구체적인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파인아트론을 이용하는 작가 또한 미술시장에서 저평가될 수 있는 감정가와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유통가 까지도 겸허히 수용하는 마음자세가 필요하다.

자신의 작품이 객관적인 평가에 의해서 환금성을 갖게 되면서 낳은 자식처럼 그림소비자와 그림시장을 돌아다니면서 성장도하고 일부는 성장을 하지 못한 체 저평가되는 아픔도 맛볼 수 있으나 이는 작가의 반성과 고뇌를 통한 완성도 높은 작가로 다시 거듭나는 자극도 기대된다.

이는 수적으로만 두터운 중견층이 아니라 내용면에서 한국미술의 허리가 튼실해지는 계기가 될 것이다. 원로, 중진작가와 신예작가로 나누어진 한국미술시장에 중견작가가 폭넓게 참여함으로 국내미술시장에 허리가 보강되는 시너지현상을 기대할 수 있다. 

파인아트론을 사용해야하는 상대적으로 열악한 작가가 대출금을 약정대로 상환할 수 있을지, 그렇다면 상환을 못하고 작품이 은행에 귀속되는 사례가 빈번해지면 작가를 상대로 한 고리대금행위라는 오해와 비난은 없을지, 하는 우려도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상황은 절대로 오래가지 않을 것이다. 어떤 프로젝트를 준비함에 있어서 우려되는 부작용도 있을 수 있으나 빛과 그림자가 함께하는 것이니 크게 염려할 바가 아니다.

전업미술인들에게 미술인공제조합은 관혼상제를 포함해 기존의 공제조합이 해낼 수 있는 다양한 운용의 폭을 가지면서도 미술인 파인아트론[fine art loan]을 운용하고 미술인들이 미술소비자를 직접만나 작품이 판매되고 전시되는데 정작 반기게 되는 사람들은 작가뿐만 아니라 한국의 미술소비자가 될 것이다.

한국의 미술계에서 늘 고민해 오던 문제이지만 이제는 미술작가도 일용잡급직이 아닌 전문직업인으로서 자리매김이 되어야 하는 당위성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더 이상 작가들이 작품의 환금성 때문에 화상들에 끌려 다니는 행태는 줄어드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는 한국의 화단과 그림시장이 객관화되고 투명해져 국제미술시장에서도 자신 있게 접근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끝으로 중견 중진작가 뿐만 아니라 어려운 노후를 맞은 원로작가들에게도 소장한 작품을 기반으로 한 역 모기지론에 해당하는 파인아트론[fine art loan]을 적용 할 수 있다면 충분치 않으나 노후의 사회보장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미술인공제조합은 이 작품을 경매도 하고 금융네트워크와 공공기관의 전시공간을 활용해 전시, 매각도 하며 자금순환을 해가면서 지속적으로 파인아트론을 일으킬 수만 있다면 작가에게도 자신의 작품이 그림시장에서 유통되고 자라면서 정체된 한국의 미술시장이 활성화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또한 작가는 작으나마 삶의 질이 향상됨으로서 홀가분히 완성도를 더하는 창작에 매진할 수 있게 되는 장점이 훨씬 많다.

단지 우려되는 부작용은 프로젝트를 지켜보는 이의 관점일 뿐이다.

보라! 동, 서양을 막론하고 이 시대에 경매기록을 경신하는 거장들의 작품들을 보고, 작가들의 생존당시의 참담 했던 삶을 되집어 보면 이 프로젝트의 당위성은 극명해진다.

이우송 / 조각가, 전국미술인조합[FALU]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