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마당/이우송사제칼럼

40.俗에 밀린 聖의문화

▪살림문화재단▪ 2013. 4. 20. 19:25

俗에 밀린 聖의문화

(이우송신부, 성공회 대전교구 정의실천사제단 회장)

 

한국교회에서 청년이 사라져 가고 있다. 우리만의 현실이 아니라 이미 서구에서 보여진 현상이 너무 빨리 닥쳐 것이다. 미쳐 대비할 시간이 없었던 게 아니라 대비하지 않아 올 것이 것이다. 그 동안 피 흘려 이룩해 왔던 선교의 역사가 서구의 교회처럼 중단되어 갈 조짐도 예견된 바이다.

주제를 다른 말로 설명하면 한국의 교회 안에 문화가 있느냐. 있었다면 젊은이 들이 관심을 가지고 참여할 만한 문화가 있느냐 하는 점이다. 단순 히 대중문화를 말하려는 것이 아니다.

지금 교회를 지키는 세대가 과거의 교회를 들먹이며 그때는 주일학교가 으뜸이요. 시절 어디 에서 환등기률 보며, 요약된 성서를 구연동화로 들을 수 있느냐. 성탄절을 앞둔 행사 준비1년에 한 번쯤 외박할 수 있는 성당에서의 올나이트(all-light)라는 영약은 약효가 1년을 갔다. 그 시절은 문화를 말하지 않으면서도 교회를 전할 수 있었던 반면 지금은 문화 때문에 교회가 몰리는 기현상을 맞게 된 것이다.

기독교의 본산인 유럽 교회 최대의 고민거리는 로 줄어가는 신자 수에 있다는 사실이고, 남아 있는 신자의 다수가 노년층에 몰려 있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다. 그뿐인가 프랑스의 경우 성 당 건물에 대한 문화재 판리비로는 유지조차 어려운 형편이고 국가 교회인 독일은 한때 75천억원에 이르는 교회세로 여러 교단을 지원 해 왔으나 한해만도 15만 명이 교적에서 탈퇴하는 등의 통계가 아니라도, 이미 교회 에서 젊은이를 만나기는 어렵게 됐다. 가톨릭교회가 비교적 정확한 통계를 가지고 있으나 신앙생활을 하는 한국의 종교인 수는 이미 실제 한국의 전체 인구수를 넘어선 기이한 통계와는 별개로 10여년 전부터 한국교회는 하향곡선을 긋고 있다.

만한 사랑은 다 아는 사실이고, 종교는 그만큼 노령화 되어간다. 마치 떠나는 농촌에서, 남아 있는 농민의 노령화를 보면서, 돌아오는 농촌을 꿈꾸는 듯하다. 대충 문화 때문인가. 혹 그것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충분한 근거가 있다. 대중문화와 대중매체에 뺏기지 않는다고 해결책이 보이는 것은 아니다. 요즈음 기독교 청소년들 사이에 급속도로 퍼지는 뉴에이지 계열의 일단의 운동들은 더 이상의 발길을 교회에서 멀어지게 한다.

뉴에이지를 비판하는 사단의 논리가 아니다. 그러나 뉴에이지 음악과 영화 등이 갖는 탁월한 흡입력은 성당의 정문을 가로막기에 부족함이 없고 그저 자유만을 외치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 담긴 잘못된 성과 방종. 신에 대한 모독은 교회의 청년정서에 해악이 되고 있으나 교회는 무방비 상태다. 추구 하는 영웅이나 성인스러움 등에 있어서 본이 없다.

최고 논란이 많았던 마이클 잭슨의 내한 공연이 허락되었는데 미국이 만든 세기의 영웅 마이클 잭슨은 문화 천선대사가 된 것이다. 만약에 때를 맞춰 캘커타의 테레사 수녀나 요하네스버그의 투투대주교님께서 방한이라도 하신다 한들 교회의 젊은이들이 관심이나 갖게 될까.

성과 속을 구분할 필요는 없지만 교회의 젊은이들이 머물 만한 성(聖)의 공간은 없다. 세속의 재미 거리를 넘어설 만한 깊이 있는 문화가 필요한 교회에서 현재 예산외 몇 퍼센트를 반영하고 있는지 지금 점검해 보자. 교회는 속(俗)이 지향 하는 경영 마인드라는 잣대를 버려야 활 시점이다.

[천주교 정의구현 전국사제단 주보. 빛두레 266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