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마당/이우송사제칼럼

41.세계 가정의 해

▪살림문화재단▪ 2013. 4. 20. 19:26

 

세계 가정의 해

 

지금 우리의 가족관계는 물론 모든 인간관계가 시대와 사회적인 환경변화에 따라 많은 변화와 갈등을 겪게 되어 고심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 북한에서는 김일성주석이 남침을 하고 싶어도 남한에서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핵’때문에 남침을 포기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미군의 핵배낭까지는 파악을 했는지 몰라도 남한의 늘어나는 ‘핵가족’의 진실까지는 파악을 못했나 봅니다.

우려의 삶에서 가정을 지키는 것만큼 소중한 일이 또 있겠습니까. 평범하고 쉬운 일 같으면서도 사실 가장 어려운 일입니다.

금년은 유엔이 정한 세계가정의해입니다. 유엔은 94년을 ‘세계 가정의 해’로 정했는데 급변하는 사회에서 가정의 의미가 점점 상실되고 각 니라의 경재개발우선정책에 밀려 가정 이 뒷전으로 밀려나는 등 현실을 개선하려는 정책입니다.

또한 핵가족화가 확산되면서 뚝 떨어진 가정의 인간적인 체온을 정상화시키려는 노력을 염두에 둔 정책개발이 중요할 때입니다.

가정은 사회를 구성하는 기본단위입니다. 사회의 중심부에 있는 가장 작은 민주주의의 상징이 가정입니다. 현대 가정에 대해 두 가지 해석이 있는데 그 하나는 사랑과 행복의 안식처인 가정이 위기에 처해있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위기보다는 가정의 형태가 변하는 것이라 는 것입니다.

어쨌든 가정의 해안 금년에는 가족이 함께 하며 따뜻한 교류도 하는 가정을 기대합니다.

나아가 이웃과 더불어 어울리고 이웃의 가정에 대해서도 환심을 갖는 한해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우리 정부도 올해는 가정의 해를 선포하고 변화하는 사회해서 가정의 역할을 위해 다양한 기념행사를 준비하는 모양입니다.

가정의 해를 맞아 심히 걱정스런 점이 있다면 전통을 빙자해 여성들에게 희생적인 어머니상이나 강조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런 진부한 내용보다는 당장 여성이 있는 직장에 보육시설하나 더 만들고 자녀 교육비 몇 만원 올려주고 여성의 지위를 배려하는 편을 권합니다.

또한 내 자식이 최고여야 한다는 지나친 집착도 가정과 이웃을 파괴하는 원인이 됩니다.

최근 들어 정신과를 찾는 환자들이 급증하고 있는데 환자들의 계층이 다양화되고 있을 뿐 아니라 마마보이 또는 마마걸이라는 용어가 생겨 유행하고 있습니다.

심하게는 생인이 되어서도 엄마에서 해속되어 눈치를 보면서 결혼생활까지도 제대로 할 수 없다는 자료는 이를 반증하고 있습니다.

끝으로 첨예한 천민자본주의 구조를 가진 우리사회에서 가정의 행복이라는 것이 재물의 많고 적음에 비례하고 있음도 부인할 수 없습니다. 가진 재산만큼 행복할 수 있다는 세평도 우리를 슬프게 하지요.

제가 보기에는 김일성이 두려워 한다는 핵가족보다도 가난으로 인한 가족의 연쇄분열이 더 두렵습니다.

소비문화가 가정의 행복에 척도가 될 수는 없지만 연초부터 공공요금에 이어 공산품과 서비스요금까지 잇달아 인상되는 등 물가오름세가 급격히 확산되어 정부의 가족정책과는 반대로 그나마 지켜오던 가정의 위기기 엿보입니다.

[CBS 1995. 1.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