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들의 극한 처방
광주.전남목회자정의평화실천협의회가 3일째 5.18진상규명촉구를 위한 단식기도에 들어갔습니다.
광주 시민들마저도 서서히 퇴색해가는 광주민중항쟁의 진상규명과 처벌에 관한 사안이 다시 고개를 들게 하는 광주. 전남목정평의 단식기도에 기독교인과 시민들의 관심을 촉구합니다.
단식에 들어간 광주. 전남목정평은 암울한 시대인 80년대 광주항쟁이후 모든 운동이 위촉되었던 시절에 기존단체가 가지고 있는 어려움과 한계를 극복하고 시대적 요청에 대응하기 위해 84 년에 결성되었습니다. 87년도에는 6.29선언에 이르기까지 광주.전남목회자정의평화실천협의의 단식기도가 큰 파문을 던지기도 했습니다. 그 외에도 군사독재 속에서 올곧은 목소리를 낼 수 있었고 단식과 가두시위 등 실천적인 목회자 운동을 전개해온 진보적인 목회자들의 단체입니다.
이들이 오늘 다소 무리하게 생각되는 그리고 극한 처방인 단식기도를 왜 시작했을까요. 이 분들이 요구하는 내용이 특별하거나 획기적인 것은 없습니다. 비록 소수이고 시기적으로 늦은감이 없지 않으나 광주 문제의 진상규명은 너무나도 절실한 과제이기에 이 시기를 놓치면 광주 문제의 해결이 요원해질 것이라는 절박한 현실이 오늘 목사님들을 단식으로 끌어낸 진짜 이유인 것입니다.
최근이 한총련 소속 대학생과 재야단체 회원 등 5만 명이 광주민중항쟁 진상규명 및 책임 자 처벌을 요구하며 거리 행진과 격렬한 사위를 벌렸습니다.
이 과정애서 정찰의 최루탄과 학생들의 쇠파이프가 다시 등장했을 때 많은 언론과 카메라는 사위의 내용보다 폭력에 초점을 맞추어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시위의 내용은 정당했습니다.
우선 새 정부가 12.12사태는 하극상에 의한 쿠테타적 사건이라고 규정하고 5.18은 민주화운동으로 기념일까지 제정하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역사를 바로 세우기 위해서 진상을 낱낱이 밝히고 왜곡된 역사를 바로 잡는 일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소명입니다.
내친김에 한 발짝 더 내딛는 것은 반독재 민주화투쟁을 해온 시민운동의 구구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진상규명은 역사의 몫이 아니라 오늘 밝혀야 할 우리의 몫이라는 것입니다.
과거 반면특위의 좌절로 오늘날까지 오욕의 역사를 지금까지 살면서도 일제치하에서 일제에 붙어 독립운동가를 고문하던 자들이 다시금 이 땅을 호령했던 못난 역사를 기억하면서 진상규명을 역사에 맞기라니요.
개인적인 희생을 감수해 가면서 교회의 일손을 놓고 되풀이되는 오욕된 역사 앞에 자기주장을 하는 목회자들과 청년들이 장해보입니다.
이제 또 다시 욕된 역사가 되풀이 되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입니다. 그래서 실기하지 않기 위해 극한처방을 선택한 목회자정의실천협의회의 단식 앞에 안타까운 마음으로 갈채를 보냅니다.
오늘의 대통령이 되기까지 김대통령의 화려한 경력과 자랑거리를 들자면 단식의 경력 외에 민주화의 장정에 특별한 자랑거리가 없는 사람입니다. 쇠파이프와 최루탄을 든 시위보다 죽음을 담보로 핵한 극한 처방인 단식기도를 시작한 목회자들의 결단을 김대통령은 귀담아 들어야 할 시기라고 생각됩니다.
[CBS 93.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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