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마당/이우송사제칼럼

65.두루미를 초대한 여우의 속셈

▪살림문화재단▪ 2013. 4. 20. 19:50

두루미를 초대한 여우의 속셈

 

오병문 교육부장판은 최근 해직교사가 전교조를 탈퇴할 정우 내년 3월에 복직시키겠다고 밝혔습니다.

해직교사의 복직문제에 관한 정부의 책임 있는 당국자가 공식표명을 했다는 점에서 해직교사의 복직은 기정사실화 되었고 해직교사의 복직문제는 또 다른 국면을 맞게 된 것입니다.

그러나 복직방안 중 가장 구체적인 전제조건과 일정은 실망을 금할 수 없습니다.

오장관의 발표 속에는 해직교사들이 전교조를 탈퇴하지 않을 경우 복직은 불가능하며 4년 전 전교조 결성이 실정법 위반임을 인정하고 못 박아야 한다는 교육관료들의 주장을 그대로 수용한 결과로 비추어집니다.

문민정부와 개역의 깃발을 든 김영삼대통령의 개혁의지가 전교조 앞에서 만큼은 ‘교사가 학생들 앞에서 노동자로 자처해서는 곤란하다’고 말해 대통령의 의중을 파악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복직에 따른 조건이 불었는데 교육에 관한 한 개혁의 실종으로 밖에 달리 볼 도리가 없습니다.

전교조 해직교사 원상복직추진위원장인 이수호씨의 말을 빌려면 ‘전교조 결성 당시 탈 퇴각서 l장을 쓰지 않았다는 이류로 해직을 당해서 4년간 고생해 온 마당에 또다시 탈퇴각서를 전제로 복직을 시킨다는 것은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말합니다. 여기서 해직교사들이 더 이상 물러서기는 어렵습니다.

문민정부의 출발에서부터 늘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해 왔던 해직교사의 복직문제가 이제 교육부로부터 전교조로 공이 넘어온 것 같이 표현된 언론의 모습과는 사뭇 내용이 다름니다.

오장관의 공식적언 복직방안이 결국 여우가 목마른 두루미를 초대해 놓고 접시에 물을 담아 내놓은 경우와 무엇이 다르겠습니까.

세계 130개 국가의 교사들이 노동자로서 교원노조총연맹에 가입해 있으며 이제 9월이면 우리나라도 국제교원노조총연맹에 전교조 가업하게 됩니다.

언제까지 김대통령은 교사가 노동자로 자처혜서는 안된다고 할 것인가.

오교육부장관은 진정 개혁의 세력인지 보수교육관료들의 대변세력인지 분간이 안서서 궁금하기만 합니다.

지금 명동성당에서는 목마른 두루미들이 아니 어느 정치인의 말 대로 스승들이 2학기 전 에 일괄복직을 요구하며 곡기를 끊고 있습니다.

단식 교사들의 답변은 결과에 따라 문민정부의 중요한 잣대가 될 것은 불을 보듯 합니다.

지금까지 김영삼정권은 부분적언 사정을 통해서 그동안 개혁에 목마른 국민들로부터 상당한 인기를 누려왔습니다.

그러나 한탕주의와 인기영합은 오래갈 수도 없을 뿐더러 개혁을 기대하는 국민들로부터 시험을 치르고 있다고 보는 것이 옳습니다.

끝으로 사정은 개혁이 아님을 국민들은 알고 있습니다.

[CBS 1993. 6.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