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마당/이우송사제칼럼

64.떠나는 농촌에서 돌아오는 농촌으로

▪살림문화재단▪ 2013. 4. 20. 19:49

 

떠나는 농촌에서 돌아오는 농촌으로

 

지난 3일 오후 전국농민회 총연맹 등 농민단체 대표들이 신 농정 5개년계획의 전면수정 을 촉구하며 단식 농성에 들어가 오늘까지 계속되고 있습니다.

농협중앙회에서 일어난 단식과 강제해산판정에서 일어난 불미스러운 일을 이야기하자는 것이 아닙니다.

전국의 600만 농민들이 김영삼대통령의 ‘떠나는 농촌에서 돌아오는 농촌으로’ 만들겠다. 는 공약에 희망을 걸고 있었습니다.

그러니 7월 2일 김대통령의 ‘신경제 5개년의 계획안’ 발표를 보고 농님들은 실망과 분노를 넘어 좌절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정기부양책의 이름으로 독점 재벌에게 온갖 특혜지원을 하면서 농민을 비롯한 생산 대중에게는 고통을 분담을 강요한 것에 다름 아니기 때문입니다.

김영삼정권은 농기계 반값정책을 실시하면서 애초의 공약과는 달려 대상을 200만원 이 하 농기계로 한정하고 공급대상 농가를 소수로 한정하여 농민들을 실망시켜 왔습니다.

이제 김대통령이 발표한 신 농정이란 과연 무엇일까. 몇 가지만 살펴봅시다.

첫째는 현재 곡물 자급율이 32.5%에 불과한 상황에서 농지보전 및 확대를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신 농정에서는 전체 농지의 52%에 이르는 벼 농업 진흥지역 농지를 변경하여 준 농림 지역으로 지정 타 용도로 개발 가능케 함으로써 농업기반 붕괴를 전제로 한 농지축소 정책입니다.

둘째는 양득적자의 해결을 빌미로 수매제도를 축소하려는 것으로서 쌀 생산량 감소 및 쌀값 동결정책을 강화하는 것입니다.

셋째는 농과대학을 나온 정예 인력을 중심으로 2001년까지 20만호 전업농을 육성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우리 농업을 20만호의 전업농이 책임질 수도 없거니와 그 외의 수많은 농민들의 대책이 없습니다.

넷째는 수입개방에 대한 대처 방안에 없습니다. 현째 농산물 수입개방화율은 92,1%의 위기상황입니다. 정부는 가트 BOP 조항에 따른 97년까지의 수입개방 일정까지 이미 준비해 놓은 상태입니다.

특히 이번 한미 쇠고기 협상에서 수입 쿼터량을 50%이상 늘려주고 매년 7%씩 늘려주기로 한 것은 쌀과 더불어 농업의 2대 지주인 한우기반의 완전붕괴를 의미하는 것으로서 정부 가 농업을 지키려는 최소한의 의지가 있는지를 의심케 하고 있습니다.

대통령직을 걸고서라도 쌀 수입만큼은 하지 않겠다던 공약사항과는 달리 신 농정의 실체는 쌀 생산 면적을 축소하고 쌀 수매량을 축소함으로써 쌀농사 포기를 유도하고 있다는 의구심을 갖게 합니다.

그렇다면 김영삼정권의 성격은 600만 농민의 희생을 발판으로 미국의 쌀 농가 2천여 명을 살리려는 정권이 아니라고 변명할 길이 없습니다.

오는 10일 며 클린턴대통령이 방한 시 영수회담에서 쌀 개방 문제가 의제에서 빠져있음을 볼 때 이런 의구심을 뒤받침하고도 남습니다.

[CBS 1993. 7.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