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림태학(divine saminary)/오미아 단상

막걸리 먹고난 담에는...

▪살림문화재단▪ 2013. 4. 21. 00:34

 

 

                     

막걸리 먹고난 담에는 / 오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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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걸리 먹고난 담에는 절대로 면전에서 트름하지 마십쇼
안주로 파김치 같은거 먹었을 땐 더더욱 하면 안됩니다
앞 사람 사망 임다
사인은 질식사

봄날 푸른빛이 찬란하게 빛나는 오후
술 맛 닿기는 곳으로 봄 마실을 갔슴다
바람도 살랑 살랑 불제,햇살 따숩제
술맛 죽입니더

힘들 때 옆에 있는 사람들
그 사람들 때문이라도 취하는 오후
우리는 막걸리를 비우기 시작 했습니다

한통 두통 ....몇통짼지 기억이 안날 때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고성방가를 시작했슴다
술을 먹으면 마이크가 필요 없어지는건 왜인지
옆테이블의 움직임이 수상해 질때까지
안면몰수 안아무인 소리를 질러 대기 시작했슴다

막걸리발이 죽이게 들 때 쯤
옆에서 태클이 들어 옵니다
물론 태클을 피해갈 우리가 아니지요

막걸리를 한통 들고 원정을 갑니다
드디어 옆 테이블도 맛이 가기 시작 함다
이번엔 쥔장이 태클 들어 옵니다
거기에 굴할 우리가 아니지요
쥔장도 막걸리를 먹이기 시작 함다

드디어 그 집을 접수했슴다
이젠 두려울게 없슴다
막걸리가 바닥이 나도록
목이 터지도록
그렇게 봄날은 갔슴다

서로의 허리춤을 풀고
서로의 눈빛이 풀어질 때
(이상한 상상은 하지 마십쇼)

서로 어깨 두드리며 이바구가 시작 됐슴다
바보 같은 자식들은 힘들어도 웃슴다
딴데서 대우 받고 일할 놈들이
꾸역꾸역 모여서
허리띠 졸라매고 몇 해를 넘겼슴다

물론 성과도 있었슴다
부끄럽지만 세상에 영화하나 내놓았고
또다른 자식 세상에 내 놓을라고
졸라 열심히 뛰어 다님다

애들 우유값도 못줬고
부모님 수술비도 못보탰지만
그래도 우리는 웃습니다
서로의 얼굴만 봐도
절로 웃음이 나옵니다

서로 바보라고 손가락질 하면서
쓰린 가슴 어루만집니다
너무도 뻔히 아는 속 사정이라
시커멓게 타버린 속을
차마 후벼파지도 못합니다

정신차리라고
일찌감치 속 차리고
오라는데 가라고
서로 등떠밀고
가벼운 실갱이도 해보지만

서로 부등켜 안고
웃을 수 밖에 없슴다

그때
바로 그때
부둥켜 안고 머리 부빌 때

끄억~~~~~~~~
앞사람이 트름을 합니다

바로 코 앞입니다
머리 맞잡고 있어서 얼굴도 못 돌렸슴다

그 다음은
차마 말로 옮기기가........

막걸리 먹고는 절대로 면전에서 트름하지 마십쇼
참고 참고 또 참아도
그것 만은 참을 수가 없슴다

정말 보기 싫은 사람이 있어 복수를 꿈꾸신다면
이 방법을 추천하고 싶슴다
똥침보다 효과 만점 임다

햇빛 찬란한 봄날을
막걸리에 실어 보냅니다

쉰내 단내 다나도
같이 취하는 이가 있어
따사로운 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