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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군대부(大君大父)이신 하느님

▪살림문화재단▪ 2013. 7. 22. 06:00

 

 대군대부(大君大父)이신 하느님


“어찌하여 미신에 빠지는 거냐.”

“저는 결코 미신에 빠지지는 않았습니다.”

“그래, 천주교라는 종교가 미신이 아니란 말이냐.”

“천주는 가장 높으신 아버지시오, 하늘과 땅과 천신과 사람과 만물의 창조주이신데, 그분을 섬기는 것을 미신이라고 할 수가 있겠습니까?”6) … “천주를 내 아버지로 일단 알아본 뒤에는, 그 분의 명령을 따르지 않고는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7)

포도대장과 나눈 이 대화는 한국에서 두 번째로 박해를 당한 윤지충 바오로(1759-1791)가 1791년 감영에 불려나가 포장의 신문에 대해 고백한 내용이다. 이 대화에서처럼 윤지충을 비롯하여 많은 신앙의 선조들은 감영이나 포청에서 취조를 당하던 중에 하느님은 천지의 창조주이므로 가장 높은 임금(大君)이며, 인류의 아버지이므로 가장 높은 아버지라는 뜻으로 “대군대부”(大君大父)이시라고 신앙고백 한 것을 자주 볼 수 있다. 그렇다면 “大君大父”라는 이 표현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신자들은 하느님에 대한 이와 비슷한 용어로써 “만물의 대부”(大父), “만인의 아버지”(公父), “대부모”(大父母)라는 표현도 함께 사용하였다. 이 단어들은 신앙의 선조들의 신앙고백을 함축적으로 표현한 중요한 단어이기 때문에 이에 대하여 살펴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 의미를 이해할 때에 순교자들이 하느님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이해하고 공경하였는지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大君大父의 의미를 살펴보기 전에 이와 대립개념인 無君無父의 의미를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