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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교자들의 증언에서

▪살림문화재단▪ 2013. 7. 22. 06:03

 

 순교자들의 증언에서

순교자들이 하느님은 大君大父시오, 대부모이시라고 고백한 부분을 많은 문헌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 증언들을 종합해 보면 “천지와 만물의 창조주 하느님은 대군대부이시오, 대부모이시기에, 결코 그분을 배반할 수 없습니다.” 하는 신앙고백의 틀을 형성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중요한 몇 가지 고백의 글을 살펴보기로 하겠다.

- 정약종(1760-1801)은 문초를 받으면서 “천주님을 높이 받들고 섬기는 일은 옳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 천주님은 천지의 큰 임금이요 큰 아버지(大君大父) 입니다. 천주님을 섬기는 도리를 알지 못한다면, 이는 천지의 죄인이며, 살아 있어도 죽은 것과 같습니다.”20)라고 고백하였다. 정약종은 大君大父에게 ‘대효’(大孝)를 드러내기 위해 형장에서 “땅을 내려다보면서 죽는 것보다 하늘을 쳐다보며 죽는 것이 낫다”21)며 하늘을 보면서 목에 칼을 맞고 순교하였다.

- 김광옥 안드레아( ?-1801)는 다음과 같이 증언하였다. “사또의 모든 언약도 모든 위협도 소용이 없습니다. 다시는 제게 물어보지 마십시오. 충신은 두 임금을 섬기지 않고, 烈女는 두 지아비를 따르지 않습니다. 사또께서는 임금님의 명령을 어길 생각을 하시겠습니까? 또는 감히 임금님을 배반하시겠습니까. 저도 천주의 명령을 거역하기를 원치 않습니다. 저는 제 大君大父를 배반할 수 없습니다. 만 번 안 됩니다.”22)

- 최경환 프란치스코(1805-1839)는 배교를 강요하는 재판관에게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나더러 먹지 않고 살라고 하시면 비록 대단히 어려운 일이기는 하지만 그렇게 할 수는 있을 겁니다. 그러나 천주를 배반한다는 것은 도무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또한 “이 세상에서도 자기가 섬기는 주인과 대감을 배반할 수 없거늘 하물며 천지와 만물의 대군 대주를 어떻게 배반하라 하십니까? 나는 결단코 배반하지 않겠습니다.”23)

- 이문우 요한(1809-1840)의 대답은 이러했다. “삶을 사랑하고 죽음을 두려워함은 인지상정이거늘 어찌 즐거운 마음으로 죽기를 원하겠습니까? 그러나 국법에 복종하려면 우리의 대군 대부시요, 하늘과 땅과 천사와 사람과 만물을 만드신 무상의 창조주를 배반해야 할 것이니 죽어도 그렇게 할 수는 없습니다.”24)

- 또한 이영희 막달레나(1809-1839), 이매임 데레사(1788-1839), 김성임 마르타(1790-1839), 김 루시아(1818-1839)25) 등 여교우 네 명과 김루시아(1769- 1839), 전경협 아가타(1787-1839), 김효주 아녜스(1816-1839), 이경천 요한(?) 등이 한 신앙고백에서도 대군대부에 관한 증언을 찾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