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림태학(divine saminary)/오미아 단상

고자질

▪살림문화재단▪ 2014. 8. 21. 10:24

 

고자질 / 오미아

                                                                                  

 

엄마

아빠가 내 얼굴에 대고 방귀꿨어요

엄마

오빠가 내 리모콘 가져갔어요

엄마

이모가 내 머리를 안 이쁘게 묶었어요

엄마

엄마

~~~~~

 

엄마는

전지전능 하시고

엄마는

무시무종 하시고

엄마는

알파요 오메가이므로

뭐든지

언제라도

나만을 위해 존재한다고

 

그렇게 믿고 있는 내딸

그래서 뭐든지 고자질을 하지만

 

고작 엄마가 할 수 있는 건

허공을 휘저으며 때찌라 외치고

아무도 두려워하지 않는 호통을 쳐본다

 

누구도 엄마 말을 귀담아 듣지 않고

원하는 데로 세상이 움직이질 않는다는 것을

내 딸이 알게 될까봐

 

내 딸이 엄마만큼 살아내고

내 딸이 엄마만큼 아파 보면

세상의 엄마들이 아이처럼 울고 싶다는 걸

알게 될까봐

 

그 말도 안되는 고자질을

묵묵히 들어주고

엄마 된 자로서 보듬어준다

 

내 딸이 엄마처럼 외로와져서

더이상 애타게 부르지 않을 때가 되면

하늘아래 홀로 서는 그 날이 오면

 

아무도 듣지 않던 내 말도 들어 주고

누구도 몰라주던 내 맘도 알아주고

 

그리고 엄마 된 자를 용서해 주길

그때가 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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