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림태학(divine saminary)/인문학 세미나

人文學 Humanities/Arts

▪살림문화재단▪ 2015. 3. 22. 16:48

 

 

 

 

人文學
Humanities/Arts

 

인문학의 발전이 꼭 풍요롭고 행복한 나라를 만드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모든 역사상의 풍요롭고 행복했던 나라들은 단 하나의 예외도 없이 가장 융성한 인문학을 꽃피운 나라들이었다.

 

공학자가 배를 만든다면 인문학자는 그 배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다.

소위 '선진국'이라고 부르는 나라들, 그들은 힘만 센 '강대국'과 달리 왜 국민 윤리의식에서 공직자들의 청렴도까지 모두 높은 수준에 있는가?

 

인문학(人文學, 영어: humanities)은 인간과 인간의 근원문제, 인간의 사상과 문화에 관해 탐구하는 학문이다. 자연과학과 사회과학이 경험적인 접근을 주로 사용하는 것과는 달리, 분석적이고 비판적이며 사변적인 방법을 폭넓게 사용한다.

 

 

*인간의 조건(human condition)프로그램 말고, 즉 인간다움의 특징, 인간의 삶과 사고에 관해 탐구하는 학문. 사회과학, 자연과학과 더불어 기초 3과 학문에 속한다. 사회과학/자연과학과 다른 점이 있다면 사회과학과 자연과학은 인간을 둘러싼 사회계와 자연계의 현상에 대해 경험적으로 접근하여 일반법칙을 유도하나, 인문학은 인간의 본질 그 자체에 대해 사변적이고 비판적이며 분석적으로 접근한다는 것이다.

 

 

인문학에 해당하는 영단어는 HumanitiesArts인데, 두 용어의 뜻은 서로 비슷하다. 불행하게도 잘 모르면 아츠가 써져있는 졸업장을 보고 미술 전공이라고 한다 카더라

 

 

굳이 따지자면 Arts가 더 오래된 표현으로, 이는 현재 인문학에 해당하는 학문들이 중세 대학에서 Ars Liberalis[2]라고 불렸기 때문이다. 이 명칭은 현재 인문대학을 뜻하는 영어명칭인 Liberal Arts으로 남아있는데, 앞의 Liberal을 생략해서 그냥 Arts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중 Liberalis"자유로운 사람의"라는 뜻이고, Ars[3]"기술"내지는 "학문"을 뜻한다. , 본래 인문학은 "자유로운 사람들을 위한 기술(학문)"을 가리키는 용어이다.

 

 

반면에 Humanities는 르네상스 시기 이후 인문주의자들[4] 사이에서 새롭게 재발굴된 용어 Humanitas에서 유래한다. 그런데 이 Humanitas 역시 키케로가 수사학에서 연설자가 갖춰야 할 덕목으로 그가 생각했던 것, 즉 로마 시민의 교양지식을 의미하는 것이었으므로, 사실상 본래적 의미는 Ars Liberalis와 다르지 않다. , 이쪽은 프랑스 계몽주의를 거치면서 인본주의 등의 색채가 덧입혀지기 시작한다.

 

 

과거에는 그야말로 별의 별 학문들이 죄다 인문학에 속했는데, 처음에 로마시대에 정립될 때에는 수학[5], 음악[6], 기하학, 천문학[7]4[8]으로 출발하여, 이후 중세대학에 이르면 문법, 수사학, 논리학이 합쳐져 총 7개 분과학문이 운용되었다.

 

 

그러던 것이 르네상스를 거쳐 근대에 이르러 중세의 학문체계가 붕괴됨에 따라 이리저리 편집되고 자연과학을 필두로 안돼!! 다수의 분과학문들이 독립해나갔다. 왠지 남겨진 인문학들이 독립하지도 못하고 남겨진 인류지성의 짬통처럼 느껴지는 것은 기분탓이다 현대 한국에서는 인문학의 분과를 흔히 문사철(文史哲)로 나눈다. 이는 인문학에서 인간에 대해 접근하는 방법을 크게 나눈 것과 동일한데, 대략 인간에 대해 언어적 사유/문학적 관찰과 묘사를 통해 접근하기(문학), 인간의 과거를 통해 현재와 미래를 읽기(역사학), 인간의 사고체계 그 자체에 대한 탐구(철학)로 나눌 수 있다. 그리고 여기에서 다시 연구대상을 세분화하는데, 국내에서 가장 큰 인문대학을 운용하는 서울대학교의 분과학문 구성을 예로 들면 다음과 같다.

 

 

: 국어국문학과, 영어영문학과, 중어중문학과, 불어불문학과, 독어독문학과, 서어서문학과, 노어노문학과, 언어학과 [9]

: 국사학과, 동양사학과, 서양사학과, 고고미술사학과

: 철학과, 미학과, 종교학과

 

위의 분과학문들 외에도 신화학, 민족지학 등이 있는데, 현대에 들어 민족지학이나 위의 언어학 등 몇몇 학제들에서는 과학적 방법을 수용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는 상태이다. 그렇지 않은 분과학문이라도 인간, 인간관계를 연구하는 특성상 심리학의 연구 결과들을 많이 참고하고 수용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완전히 인문학에 과학적 방법론을 적용시키기에는 역부족이라는게 학자들의 대체적인 평. "사람은 무엇으로 구성되어 있고 어떻게 생성되었는가?"를 연구하는 학문이 과학쪽 학문들이고[10],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하는가?"를 연구하는 학문이 심리학이라면, 인문학 쪽은 "과거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했는가?"[11],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사람다운가?"[12],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사람으로서 가장 올바른가?"[13]를 연구하는 것이라 할 수 있겠다.[14]

 

 

또한 인문학은 사회과학이나 자연과학과는 달리 분과 간 통합적 사고를 대단히 중요시한다는 특징이 있다. 물론 사회과학과 자연과학에서도 물리학에 대한 기초적인 이해 없이는 화학을 공부할 수 없고, 경제학에 대한 지식 없이 정치학을 깊이 논하기 어렵다. 그러나 인문학은 분과학문 간 상호연계성이 이것보다 훨씬 강해서, 문사철 중 어느 한 분야를 전공하더라도 다른 분야에 대해 모르면 연구 자체가 진행이 되지 않으며 그야말로 수박 겉핥기만 할 확률이 높다. 또한 자연과학의 여러 분과학문 간 경계에 비해 인문학의 분과학문 간 경계는 훨씬 희미한 편으로, 예컨대 근대성(modernity)과 같은 주제는 문사철 중 어느 한 학문을 전공하든 반드시 마주쳐야 할 주제이다.

 

인문학은 학문 가운데서도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학문으로, 모든 인간이 학문적 탐구를 하기 시작하면서 생겨난 분과라고 봐도 무방하며 오히려 다른 분과학문들이 이 쪽에서 갈라져 나왔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자연과학이 인문학에서 갈라져 나온 것은 대략 르네상스 시대 이후이며, 사회과학이 본격적으로 체계를 잡기 시작한 것도 제아무리 높이 거슬러 올라가야 19세기 정도로, 그 전까지는 그야말로 인문학이 학문의 본류이자 처음과 끝이었다. 오늘날까지도 이러한 전통이 세계 각 대학에 반영되어 있다. 예컨대 세계의 많은 대학에서 인문대학(college of humanities)은 항상 단과대학 리스트의 맨 앞에 오며,[15] 입학식이나 졸업식 등 공식적인 학교 행사에서 최선두에 선다.

 

 

또한 인문학은 그 깊이(depth) 차원에서 매우 심오하며 다른 분과학문과 비교하여 고전(classics)이 매우 중요한 학문이다.[16] 예컨대 물리학을 전공하는 학생이라고 해도 물리학사()를 전공하지 않는 한 아이작 뉴턴의 "프린키피아"를 전부 볼 필요는 없으며, 그 주요 개념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고전역학 교과서를 이해하는 것으로 충분히 넘어갈 수 있다. 그러나 정치철학을 전공하려는 학생은 한 번이라도 반드시 플라톤의 "국가"를 제대로 읽을 필요가 있으며, 이와는 별개로 현대 정치철학자들의 플라톤에 대한 해석도 눈여겨 봐야 한다. 따라서 마음먹기에 따라 인문학은 그야말로 평생을 파고들어가도 모자랄 정도의 엄청난 독서량과 생각의 깊이를 요구하는 학문이 된다. 실제로 유명 철학의 원전을 강독하는 대학원 수준 수업의 경우 1시간 강의에 채 2페이지를 못 나가는 경우가 허다하다. 한 구절 한 구절도 놓쳐서는 안 되는 것이다.

 

 

또한 인간의 삶과 사고에 대해 연구하는 학문이다 보니 완벽히 가치중립적인 자연과학이나 가치중립을 지향하는 사회과학과 달리 필연적으로 어떠한 가치나 사상이 공부에 내재되는 것이 인문학이다. 따라서 인문학을 전공하는 학생은 같은 문과이면서도 상대적으로 사회과학 전공 학생들에 비해 감수성이 풍부하고 삶 그 자체에 대한 고민을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17] 실제로 인문학을 동경하여 인문대학에 진학한 대학생들 중에는 문학소녀나 청년 철학도 같은 희귀종들이 꽤 있다. 이와 같은 인문학적 감수성을 극도로 잘 드러내는 것이 바로 아래에 인용된 시.

 

 

내가 박식한 천문학자의 말을 들었을 때,

증거와 숫자들이 내 앞에 줄지어 나열되었을 때,

차트와 다이어그램들이 더해지고 나누어지고 측정되는 것을 보았을 때,

강의실에 앉아 사람들의 박수를 받는 천문학자의 강의를 들었을 때,

알 수 없게도, 갑자기 피곤하고 싫증이 나서

슬그머니 자리를 떠 밖으로 나와 홀로 거닐며,

신비로이 촉촉한 밤 공기 속에서, 이따금씩,

깊은 고요 속에서 별들을 바라보았다.

 

월트 휘트먼(Walt Whitman), When I heard the learn'd astrono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