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마당/이우송사제칼럼

9.한반도의 마녀재판

▪살림문화재단▪ 2013. 4. 20. 18:57

한반도의 마녀재판

 

미국과 소련이 대대적인 핵무기 폐기를 시작하면서 언제부턴가 세계는 핵전쟁의 악몽으로부터 벗어나는가 싶었습니다.

그런데 북한이 핵무기 개발의 의혹과 함께 혐의를 뒤집어 쓴 채 lAEA로부터 핵사찰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북한에서 핵 개발의 뚜렷한 증거를 발견 할 수 없게 되자 미국은 소련이라는 해체되어버린 적을 대신해 제3세계의 말썽꾸러기인 북한을 선택했고, 따라서 미국의 주도에 의 해 세계 여론은 핵 상호사찰이라는 카드로 북한을 궁지에 몰아넣었습니다.

이로 인한 대북 강경정책은 남. 북한간의 자주적안 통일과 교류의 움직임마저 가로막는 걸림돌로 작용한 것이 사실입니다.

이와 같이 북한에 대한 미국의 강경한 태도와는 사뭇 대조적으로 일본이 건설 중인 핵 재처리시설 완공된 핵 농축시설과 함께 핵연료 싸이클도 곧 완성될 전망입니다.

따라서 핵에 관한 한 이 지역에서 더 위협적인 존재는 북한의 핵이 아니라 일본의 핵입니다.

지난 7일 새벽 프랑스 셰르브르항에서 일본에 싣고 갈 플로토늄 전용 수송선에 선적작 업이 시작되면서 이애 반대하는 국제환경단체인 그린피스 요원 200여 명의 강한 반대 속에서 선적을 완료했습니다.

플로토늄은 핵 폭탄”이라 불리는 고 순도의 핵 물질입니다.

이번에 1.7t의 플로토늄이 비밀리에 일본에 옮겨지는데 한번으로 끝나지 않고 오는 2010년까지 계속해서 영국과 프랑스에서 30t을 들여올 계획입니다.

일본은 이제 향후 30년 이내 lOOt 이상의 플로토늄을 확보하게 될 전망인데 우리는 일본의 핵 무장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수출 당사자인 영국과 프랑스도 자국의 잇속만을 챙기면서 핵 확산 금지 조약에 대해서는 침묵하는 모습을 보며 씁쓰레한 생각을 떨쳐낼 수 없습니다.

볼품없는 약소국과 든든한 파트너의 차이라고나 할까요. 적어도 핵 문제를 둘러싼 국제 정치의 놀음은 북한을 ”마녀재판”쯤으로 여론화하면서 일본을 방관할 때 국제정치는 역사 힘 가진 자들의 것임을 절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마침내 일본은 북한에 대한 핵 압력 여론에 편승하여 거대한 핵 잠재국이 될 준비를 갖추고 세계 3위의 군사력에다 핵무기까지 갖춘다면 그 위협은 속성상 가공할만한 것이며 동북 아 뿔만 아니라 세계평화에 심각한 위협이 될 것은 자명한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만이 전부는 아닙니다. 우리에게도 역사 민족의 생존과 권리를 지키기 위해 서 민족이 뭉쳐야 하는 평범한 명제를 일깨워주며 한반도 주변에서 얼어날 핵 확산 움직임을 막아야 합니다.

여기서 우리는 동북아의 비핵지대화를 위해서 이 지역 평화 운동 세력들과 연대를 통해 국제적, 국내적 여론을 환기시켜 일본의 핵개발을 저지하던지 차라리 일본과 때를 같이해서 잠재적 핵보유국가가 되든지를 스스로 결정할 때입니다.

 

[CBS 92. ll.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