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개방 저지투쟁과 탈 미국운동
그동안 전국민의 관심을 모으고 있던 쌀 시장 개방을 놓고 결국 빗장을 풀면서 대통령이 국민에게 직접 사과 담화문 발표를 통해 쌀 정국 타개에 나섰습니다.
그동안 무거운 침묵을 깨고 직접 나선 김대통령 특유의 정면 돌파력이 이제껏 정치권에서는 통해왔지만 대국민을 상대로 통할 수 있을지는 두고 볼 일입니다.
이제 와서 더 이상 쌀 개방 반대의 당위성을 설명할 필요는 없습니다.
대선 당시 쌀 시장 개방만큼은 대통령직을 걸고라도 막겠다던 김대통령이 7일밤 클린턴 미대통령과 심야전화통화에 굴복하고 말았습니다.
쌀 문제에 대한 미국측의 협조와 이해가 어렵다. 다시 말해 국민들의 반미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김영삼정권의 정권안보에 위협을 느꼈음을 말할 나위가 없습니다.
이번 대국민 사과 담화에서 보면 국민의 이성에 호소하기 보다는 감성에 호소하는 편이 많고 사과라기보다는 국민과의 약속을 일방적으로 파기한고 이 길 밖에 없다는 선언적인 특별 담화였습니다.
그리고 국민을 설득 대상을 보고 거짓말을 시작했습니다. 설득을 위한 예화도 유치했습니다.
고립이냐, 세계화냐?, 개방이냐, 폐쇄냐? 하는 이분법적인 논리를 적용했습니다.
쌀을 지키기 위해 가트 체제를 거부하고 고아로 살아갈 것이냐? 아니면 가트체제에서 국제화와 미래화로 나갈 것이냐를 놓고 밤을 지새우며 고뇌를 했다는데 결국 고아보다는 미국이 주도하는 가트의 양아들을 선택했다는 결론이 됩니다.
그리고 쌀 개방을 통한 UR타결이 잃는 것보다 얻는 것이 많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우리더러 패배주의와 내부 분열로 정쟁에 휘말리거나 여론, 국론이 분열되어서는 안된다고 을러대고 있습니다.
함께 단결해서 극복해가자고 회유까지 하는 여유도 보였습니다.?쌀 시장 개방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그러나 국민에 대한 약속을 끝까지 지키지 못해 진심으로 사과한다.?는 앞의 말과는 전혀 상반된 선언적 담화문이었습니다.
그것은 마치 김대통령의 입을 빌린 클린턴의 음성이었습니다.
오늘의 사태의 책임이 본인에게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은 면피의 방안을 찾고 있습니다.
대통령에게 오는 화살을 피하기 위해 충견처럼 일을 대행해온 해당 관료와 당직자들은 경질하고 개방화 흐름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인사를 기용하려는 움직임이 그것입니다.
그것은 책임있는 지도자가 택할 수 없는 졸렬한 수법입니다.
마지막으로 해방이후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는 우리의 농업경제 현실의 뿌리가 미국에 있음을 직시해야 합니다.
이제는 쌀개방 저지투쟁과 함께 탈 미국운동에 국민적인 노력이 요구됩니다.
[CBS 1993. 12. 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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