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문고 내신등급조작 학부형과의 비밀거래
최근에 사학의 명문으로 부상한 상문고의 성적조작의혹이 교육청의 감사결과 사실로 드러나자 일선 교사들과 국민들이 놀라고 있습니다.
최근에 일어나는 상문고 사태를 교육의 근본을 뒤흔드는 일로 충격적일 수밖에 없고 철저한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그동안 말로만 떠들던 소문이 교사들의 양심선인을 통해 교주가 20년 이상 군림해 오면서 시험지조작 내신 등급조작 학부형과의 비밀거래 보충수업비 과다책정 등 명문고로 포장된 범죄의 온상임이 드러난 것입니다.
교육의 본질을 외면하고 대학입시가 목표가 되어 거기에 목을 매는 한 우리의 중등교육은 실종될 수밖에 없습니다.
오늘날 상문고가 학생들 사이에서 공포의 상문고로 불리며 스파르타식 교육을 할 수 있었던 것은 교육열이 높고 힘 있는 학부모들이 많은 강남의 8학군이라는 배정도 한몫 단단히 했습니다.
힘의 논리가 교육에 끼어들면서 이른바 1등부터 팔등까지의 성적을 나열해 놓고서 남모르게 비밀스럽게 상신한다는 본래의 말뜻대로 내신을 해 온 것입니다.
내신이라는 제도 그것이 악용되어서 유력인사의 자녀들이 특혜를 받았다고 하는 것인데 이는 곧 우리 사회에 만연되어 있는 부정부패 뿌리가 쉽게 뽑힐 것 같지 않다는 짐작 을 하게 됩니다.
이번 사건은 지나치게 파장이 커서 다행스럽게도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지요.
고질적인 학원 비리의 생생한 범죄현장인 만큼 검찰이 즉각 수사에 나서라는 지시와 함께 활기를 띄기 시작했는데 대통령의 지사가 아니었으면 관계자 몇명 정도 처벌해서 끝내지 않았을까. 하는 의심이 갑니다.
이는 학교 측이 찬조금 정수 및 내신 성적 조작 등 비리사실이 뒤늦게 폭로된 뒤 이를 은폐하기 위해 교사를 상대로 협박과 희유를 했고, 해마다 권력층과 유력한 학부모들의 힘을 빌어 로비를 해왔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89년과 92년에는 국정감사 때마다 상문고의 벼리가 폭로되는 것을 막기 위해 국회의원에게 돈봉투를 제공하는 등 로비의 규모가 광범위했음이 앞의 의구심을 뒷받침 하고 있습니다.
또 검찰이 조사하기까지 상문고를 감사하는 시교육청은 일부학생의 성적 조작사실은 확인했으니 내신 성적에 변동이 없었다며 학교를 감싸고 돈데다 그 감사팀이 지난해에 감사했던 팀이라는데도 놀라지 않을 수 없습니다.
특별감사의 의미도 그렇게 특별감사가 비교육적 상식을 가진 사람들에 의해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교육부 역시 서울시 교육청의 감독 소흘을 확인하고도 담당자에게 낮은 신분상의 조치만을 취해서 교육부가 시교육청이니 일선학교들과 은밀한 관계가 아니냐는 의혹도 면키는 어렵습니다.
이런 벼리가 터질 때마다 거듭되는 반성과 대책을 강구한다. 철저한 조사를 통해 엄중히 문책해야 한다. 혹은 반성의 계기를 삼아 거듭나야 한다. 등등의 여론만 무성하지만 이제껏 한차례의 소니기만 피하면 되고 잠시의 고통에 따른 무지개는 아름다웠습니다. 앞으로도 그럴 공산은 크다고 봅니다.
한 해로 모장관이 자녀입시비리로 공직에서 불러났다가 일정기간이 지나면서 고위공직 에 다사 복귀한 사실은 이런 교육계의 입시비리 따위는 크게 문제 삼지 않겠다는 지도자의 통치철학인지 알 수 없습니다. 교육의 가치를 아는 국민들은 다시 한 번 이번 사건의 결과를 지켜볼 것입니다.
[CBS 1994. 3.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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