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범하기보다 평범하기를
어린이날을 지켜보면서 과거에 비해 풍요로움과 다양한 프로그램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습니다.
드넓은 운동장 여기 저가에서 부모와 자녀가 누구의 강요 없이 참여해서 펼쳐지는 민속놀 이 등 넉넉해 보이는 선물을 주고받으며 밝고 건강한 표정들을 바라보면서 매일 매일이 어린이날이기를 바랄 수 없는 아이들의 문제, 그리고 교육의 문제를 다사 생각해 봅니다.
최근에 도심의 공터로 전락된 아이들 없는 놀이터라는 기사를 보면서 느꼈던 씁쓸한 기억이 되살아납니다.
세계에서 우리나라만큼 자녀들을 아기고 교육열이 높은 나라도 없다고 하는데 글쎄 정말 그럴까.
밝고 건강하게자자라야 할 아이들이 학교수업이 끝나면 천재수업을 향한 속셈, 피아노, 미술 등 심하게는 한아이가 하루 3가지의 과외공부를 하기도 한다고 하나 부모들이 채워 준 족쇄가 되기도 합니다.
천재교육이 끝나면 TV앞에서 가정용 비디오 전자게임을 하다 숙재하고 자는 것이 교육열이 높은 가정의 일반적 유형입니다.
이렇게 잘 먹이고 천채교육을 받는 요즘 아이들의 일반적인 문제는 다양합니다. 신체적으로는 조숙하지만 정신적으로는 미숙합니다.
아는 것은 많은데 단면적입니다. 시사지식은 많은데 사람과 사회에 대한 지식은 적습니다.
덩치는 큰데 힘은 약합니다. 공부는 열심히 하는데 자발적이 아닙니다. 간식은 자주 먹는데 끼니는 늘 거릅니다.
이러한 문제는 자못 심각하기 짝이 없습니다.
교육자와 어린이와의 관계는 지배하는 사람과 지배받는 사람의 관계가 아닙니다.
예수님께서 어린아이와 같아야 하늘나라에 갈 수 있다는 말은 몆천년 전이나 지금이나 여전히 진리인 것 같습니다.
나무가 자라는 것은 하느님이 하실 일이고 사람은 그 나무가 제 속성대로 클 수 있도록 도와줄 뿐입니다.
우리민족의 개인사에 일지기 없었던 너무나 벅찬 성과는 자녀교육 이었습니다. 요즈음은 유태인보다 한수 위 라고들 합니다. 어려운 현실 속에서도 우리가 온 힘을 기울여야 할 큰 일이 있다면 바로 교육일 것이지요.
여기에 바람이 있다면 천재교육이나 비범한 아이만을 기대하지 말자는 생각입니다. 반드시 비범해야만 되는 것이 아니라 성품대로 꿈을 키워나가도록 도와주는 교육이 아쉽습니다.
근래에 입시제도가 바뀜에 따라 일부 일선 학교들 사이에 전례 없는 독서 바람이 불고 교사들의 공동연구를 통한 수업방식이 개발되는 등 깊은 사고력을 측정하는 쪽으로 바뀌고 있어 고무적입니다.
특정인을 지칭하는 말은 아니지만 책상머리에 꼭 대통령이 되겠다는 각오를 붙이게 하고 입신출세를 지향하지만 정작 대통령은 한나라에 한명 뿐입니다. 옛말 같지만 그 한명을 제외한 수많은 아이들이 자기가 하고 싶은 다양한 분야에서 입신출세를 할 수 있도록 평범한 삶의 철학이 세워질 수 있는 참교육을 기대하고 싶습니다.
[CBS 93. 5. 5]
'글 마당 > 이우송사제칼럼' 카테고리의 다른 글
50.부패. 사후 심사제를 만들어 반격의 싹을 잘라내자 (0) | 2013.04.20 |
---|---|
49.분별없는 해외 선교 잘 좀 하든지.. (0) | 2013.04.20 |
47.사백구십번을 용서하느니 모세의 법을 택하라 (0) | 2013.04.20 |
46.상문고 내신등급조작 학부형과의 비밀거래 (0) | 2013.04.20 |
45.서말은 나옴직한 각피질 (0) | 2013.04.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