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식선생 유해로 돌아오시다
박은식 선생을 비롯한 임시정부 선혈 5위의 유해가 지난 10일 망국의 한을 안고 돌아 와서 70년 만에 조국 땅에 안장되었습니다.
조기를 내걸기에 부족함이 없는 숭고한 순간이었습니다.
돌아오는 8월 15일은 민족이 분단 된지 48년이 되는 날로서 일련의 국내 상황의 변화와 일본정부의 사죄를 계기로 해년과 다르게 분위기가 고양되고 있는 가운데 통일을 염원하는 범민족대회는 8월 15일까지 계속될 전망이고 당국은 합법적 대회를 불허하고 있습니다.
첫 단추를 잘못 맞춘 비정상적인 현대사를 걸어온 우리의 역사를 돌이켜 해방이후에 상식적으로 선행되어야 할 일제잔재를 청산하지 못한채 친일 세력이 다시 득세해 국가요직을 장악하게 된 이후 지금까지 고착된 분단 상태를 극복하지 못했던 것은 필연적인 현상이었습니다.
다행히 문민정부가 들어서 국민의 벅찬 기대와 함께 민족정기를 바로 잡겠다던 초기 김영삼정권은 ‘민족의 이익과 민족 통일을 위한 기반을 조성하겠다고 의지를 표명 한바가 있습니다. 참 으로 다행스럽습니다.
그리고서 최근에 성과물로 민족 선열 5위를 국립묘지에 안치하고 헌법전문에 기록된바 대로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했다고 자위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민족의 자존심과 민족정기회복을 위해서 조선총독부 건물의 철거를 지시했습니다. 당신이기에 가능한 결단입니다.
김영삼대통령에게 갈채를 보내면서 개인적인 아쉬움이 있다면 일제가 지어놓은 상징적 건축물인 총독부를 확 파고 그 자리에 묻어서 지하공간을 통곡의 공간으로 삼아 민족교육의 장이될 수 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러니 여기까지는 성숙되어가는 국민의 역사관에 비추어볼 때. 그리고 김영삼정권의 정권창출과정을 살펴볼 때 마땅히 칭찬을 받을 일입니다.
실로 민족정기를 바로 세우는 일은 늦었지만 이제라도 조국을 팔아먹고. 조선의 해방을 방해한 반민족 행위자에 대해서 공정한 재심을 통해 처벌하는 일입니다.
이 일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한 가지만 예를 들면 임시정부의 선열을 고국에 안장 하는 일 못지않게 임정 주석인 백범 선생을 암살한 안두희가 살아 숨 쉬고 있을 때 암살의 배후와 전모를 밝히는 일일 것입니다.
안두희 저 자는 이미 개인이 아닙니다. 그래서 누군가가 공적인 분심이 있더라도 개인적으로 위해를 가해서는 안됩니다. 반드시 국가가 그를 법정에 세워서 배후와 전모를 밝혀야만 민족적자존심을 정기를 세우는 계기가 됩니다.
무슨 일을 결단할 때는 시기가 있는데 그 시점이 지금입니다. 정권 초기에 실기하다 기회를 놓치면 반드시 수구세력의 반격이 거세집니다. 아직도 미국의 눈치를 살펴야 한다면 이보다 더한 부끄러움이 어디 있겠습니까.
대통령 스스로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했다고 선언한 마당에. 백성을 백그라운드로 가진 문민정부가. 그래 무엇이 그렇게 두려워서 뭉기적거리고 있는지 이해가 안갑니다.
끝으로 이런 작업들이 민족의 통일로 연결되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일제하에서 가장 치열하게 항일운동을 전개한 사람들은 다름 아닌 진보적 민족주의자였습니다.
이들이 독립운동을 전개해온 당위성을 역사적으로 검증된 반면 독립운동을 빙자한 분열주의 세력과 친일세력 그리고 일제가 패망한 후 미국을 등에 업고 독립 운동가들을 공산당으로 몰아 탄압했던 매국노들은 지금도 이 땅의 수구 반동 세력으로 남아 건제해서 반 통일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8월의 뜨겁게 달아오르는 백성들의 통일 의지가 각계 각 층이 모인 범민족대회를 통해 표출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민족의 당면과제인 통일운동에 구시대의 악법인 보안법을 적용해서 용공 운운하는 세력이 있다면 단연코 반민족 반통일 세력일 것입니다.
[CBS 1993. 8.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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