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마당/이우송사제칼럼

57.미국의 권고를 무시한 중국의 핵실험

▪살림문화재단▪ 2013. 4. 20. 19:41

미국의 권고를 무시한 중국의 핵실험, 오래 지난이야기..

이우송 성공회사제

 

유일무이한 세계의 경찰국가인 미국은 핵강대국의 수와 핵전력 상태를 지금의 상태로 영구 고착시키기 위해서 부단히 노력해 왔습니다.

그럼에도 중국은 미국의 권고를 무시하고 핵실험을 강행함으로서 핵확산금지 분위기에 찬물을 뿌리고 말았습니다.

중국은 거국적으로 추진했던 올림픽 유치가 미국의 결정적인 방해로 좌절되었습니다.

또 미국은 올해 들어 부쩍 중국에게 파키스탄에 대한 중거리미사일 판매문제를 비롯해서 반체제 안사에 대한 인권문제를 빌미삼아 압력을 가해왔습니다.

 

이렇게 미국의 계속된 간섭을 참아야 하는 중국은 위기를 느끼기에 충분합니다.

대내적으로는 국민들 사이의 허탈감을 무마하기 위한 조치로서 명실상부한 핵강국임을 과시하고 군의 현대화에 박차를 가한 것입니다. 동시에 제3세계의 무기시장에는 광고 효과를 노리면서 미국이 독점하고 있는 무기시장에서 일정지분을 보장 받기 위해 협상용 카드로 사용하려는 속셈이 아니겠습니까.

 

이제 중국은 독자적인 판단에 의해 핵문제를 처리하겠다는 강한 표현이 핵실험으로 나타났고 세계의 경찰국가인 미국의 자존심을 여지없이 손상시키고 나섰습니다. 이것은 내심 미국을 겨냥한 실험적 도전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어쨌든 핵확산과 핵실험금지라는 국제적 공감대에 대해서 찬물을 끼얹은 중국의 핵실험 재개는 다른 핵강대국의 핵실험 유혹과 함께 국제적으로 사면초가에 놓여 있는 북한을 고무 시켜 핵개발 유혹을 부추길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한편 은근히 핵무장을 바라는 일본마저 핵개발을 통한 재무장으로 핵 경쟁에 뛰어들 빌미로 작용할 우려도 있습니다.

아직 확인된 사실은 아니지만 남한에도 미국의 막강한 핵무기 1,000여 기가 배치되어있다 가 1년 전에 철수되었다고는 하지만 이러다가 동북아가 자칫 세계 핵무기 전시장이 될 우려도 떨쳐버릴 수 없습니다.

 

이번 핵실험에 대해 중국은 오로지 자위를 위한 것이며 어떤 상황에서도 비핵국가와 비핵지대에 대해서는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핵보유국이니 배치국에 대해서는 사용하겠다는 말인가. 자위를 위한 것이라는 주장도 알고 보면 속임수입니다. 해외파병을 나간 일본의 자위대가 그렇듯 군사력에서 공격용이냐. 방위용이냐. 하는 표현은 의미가 없습니다.

여기서 중국의 국제적 위상과 장삿속 못지않게 미국도 뜨거운 감자라고 포기할 나라는 아닙니다.

 

미국의 근본적인 국가안보와 이익에 따라 핵실현재개가 결정될 것이라는 클린턴의 즉각 적이고 예민한 반응은 미국과 중국의 관계 악화라기보다도 핵을 보유한 유엔 상임이사국들의 패권주의가 우리에게 미칠 영향은 더욱 커질 것 같습니다. 양 대국의 각축 속에 낀 우리는 멀지 않아 우리를 압박하고 위협할 수 있는 중국에도 대비해야 할 것입니다.

[CBS 1993. 10.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