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마당/이우송사제칼럼

81.균등사회를 여는 모임

▪살림문화재단▪ 2013. 4. 20. 20:07

균등사회를 여는 모임

  이우송사제칼럼

 

지난 14일 호남 출신의 각계 인사 90여명이 모여 〈균등사회를 여는 모임〉을 구성하고 이어서 창립 심포지엄이 열리면서 국민적 공감대 형성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이제껏 군사독재정권 지역감정을 교묘히 이용하여 정권을 유지해 왔습니다. 언제든 새로운 정권 창출을 위해서는 한 지역을 포위해서 적대적 감정으로 대해 왔고 악역과 희생을 치루게 해왔던 것이 사실입니다.

이점에 있어서는 지난 대선에서 드러났듯이 김영삼정권 또한 지역감정의 수혜자임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이제 김영삼정부가 안고 있는 과제 중 시급한 것은 5.18의 처리 문제입니다.

이 문제를 광주만의 문제로 축소하지 말고 전 국민적 문제로 접근해야 할 것입니다.

지금 김영삼정부의 광주문제 해결 방안을 이성적으로 보면 실소를 금할 수 없습니다.

진상규명과 책임자처벌은 뒤에 생각하더라도 5.18이 6.10을 낳고. 6.10항쟁이 문민정부를 낳았다고 하는데 5.18올 호남의 문제도 아닌 광주의 문제로 축소하고 있습니다. 문민정부를 향한 지지와는 별도로 광주시민들까지 가세하는 오류는 막아야 할 일입니다.

망월동을 성역화 하는 일도, 상무대를 공원화 하는 일도, 도청을 옮기는 일도 집단배상 이 아닙니다.

5.18의 해결의 핵심은 구체적으로 동. 서 분단을 허무는데서 출발해야 합니다.

그동안 영. 호남 지역 갈등 해소를 위해 정치 사회학적 논문들도 많이 나왔고 행사도 많이 치뤘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면 고도의 속임수였다고 생각됩니다.

김영삼정권이 할 수 있는 가능한 해결책을 영남기업으로 대표되는 삼성자동차와 현대자동차 공장의 호남건설입니다.

그럴 정우 이 지역 정제에 미치는 파급도 크겠지만(경제적 문제는 논외로 치고라도) 하청업체를 포함한 고용인원이 50만에 달하게 되고 200만 정도의 인구증가를 가져오게 됩니다. 절대 다수의 비호남권 사람들이 호남에 와서 살게 됨으로서 일상적인 생활을 통한 근본적 인 교류가 이루어지게 되고 지역 패권주의도 약화될 수밖에 없습니다.

박정희정권 이후 계속된 ‘떠나는 호남에서 돌아오는 호남으로’의 전환이 가능하게 됩니다.

이제 미래사회는 지식과 정보, 기술이 힘과 부의 원천이 되고 있습니다.

자동차산업은 첨단의 종합산업으로서 하나의 자동차 공장만 들어서도 l차 부품 공장이 460여개, 2차 부품 공장이 1천 4백여개로 늘어나 전후 방위산업체 효과를 가져 오게 됩니다.

김영삼정부에게 지역갈등의 해소를 위한 차원에서 자동차 공장의 호남 유치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요구합니다.

마지막으로 균형사회를 여는 일, 동서의 갈등을 최소화하는 일들이 더 이상 관념적이거나 상징적이지 않기를 기대합니다.

[CBS 1993. 6.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