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마당/이우송사제칼럼

93.감성에만 호소하는 米國의 속셈

▪살림문화재단▪ 2013. 4. 20. 20:19

감성에만 호소하는 米國의 속셈

 이우송 사제칼럼

 

지난 주간 클린턴 미대통령의 방한에 여러 가지 구구한 해석도 많고 분석도 다양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미국이 무언가의 이득을 챙겨갔고, 우리는 무엇인가를 내놓았다는 사 실입니다.

이것은 자의든 타의든 한국이 미국과 거래를 시작해오면서 지금까지 100여 년간의 경험에 비추어 틀림이 없습니다.

클린턴 미대통령의 방한이 남긴 것을 몇 가지로 나누어 보면 첫째는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한 미간의 공동대처와 둘째로 북한의 위협이 있는 한 주한 미군전력을 계속 유지하겠다는것 등 ‘한미안보동맹’의 재확인이었습니다.

클린턴은 북한에 대해 핵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때 국제사회의 적절한 대응과 보복을 하겠다는 것입니다. 또 한국에 오기 전에 일본에서 ‘북한에 대해 사전 예방 공격을 할 것인가.’하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을 회피’한 점 들은 평양이 바그다드에 이은 또 다른 미국의 공격목표가 되지 않을까 우려가 됩니다.

클린턴은 북한의 핵개발과 무기수출 미사일 개발을 평화와 안정에 대한 위협이라고 하는데 NPT에 가입하지 않고도 핵을 보유한 나라는 괜찮고 유독 왜 북한은 안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이웃니라 일본은 지금 해마다 8톤의 플로토늄을 생산할 능력이 있고, 북한에서 발견된 플로토늄의 80만배에 해당된다는데 선진국이 보유한 핵은 괜찮다는 말입니까.

북한의 핵문제를 두둔하자는 것은 아니지만 사실 전쟁 무기는 미국의 독과점 품목으로서 미국의 국익에 배치되는 것 때문이 아닐까요.

한국국민이 원하면 미군 주둔은 계속될 것이라는데 남한과 북한 사이에 전쟁 위협이 사라지면 철수할 것인가.

사실 주한미군 존재 자체가 한반도에서는 민족통일의 걸림돌인 것은 이제 국민들도 다 알고 있습니다. 주둔을 하더라도 점령군의 태도를 지적하는 것입니다.

문민시대의 김영삼정권은 북한의 핵문제를 주도로 맡기지 말고 미국을 친구삼아 더 이상 북한을 적으로 몰려고 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한미안보협력과 관련 나토보다 우선할 것이라는 클린턴의 발인을 클린턴이 공향을 떠난 지금에도 기억하고 있는 사람은 어려석은 사람이든지 아니면 착한 사람일 것입니다.

역대 미국대통령이 한국에 오면 늘 그랬듯이 일본에 왔다 거쳐 가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때마다 정제대국 일본에서는 이성에 호소하고 수치를 자세히 제공하고 흥정을 하지만 한국에만 오면 우방이니 맹방이니 영원한 동반자니 하는 등 추상적인어로 감성에 호소하고 경제적 실리를 챙겨가는 수법은 이미 관행이 되고 말았습니다.

클린턴의 이번 방문 목적은 안보문제보다 정상회담을 통해 정제통상현안과 관련 동반자로서 발전 운운하며 만든 ‘한미경제협력대화기구’의 발족에 더 큰 의미를 두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쌀시장 개방 압력과 통상압력의 가속화에 김영삼정권이 이용당할 가능성 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여러면에서 미국은 우리의 동반자가 될 수 없습니다. 민족의 형성 과정도 생각하는 방식도 살아가는 방식도 달라요. 살아온 문화가 다른데 단지 일방적인 미국의 국익을 위해서 동반자연 해서야 누가 공감할 수 있겠습니까.

한자권에서 미국을 아름다울美 자로 쓰는 니라는 우리니라 밖에 없습니다. 이웃나라 일본도 쌀(米)자를 써서 米國이라 표기하고 있습니다.

이제 미국은 더 이상 아름다운 니라가 아니라 우리 농민과 민족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쌀의 니라임을 전 국민이 알고 대처해야 할 때입니다.

[CBS 1993. 7.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