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마당/살림단상(한국타임즈)

아몬드에 독이 있다고요?

▪살림문화재단▪ 2016. 5. 19. 11:14

서영광 살림단상칼럼니스트,사상체질과 전문의



[살림단상] 아몬드에 독이 있다고요?

 

요즘 견과류가 몸에 좋다고 하며 많은 분들이 즐겨드시는 것 같다. 며칠 전 놀러간 어머님 댁에도 견과류가 큼지막한 통으로 가득 담겨있었다. 고소한 아몬드를 오도독 오도독 맛있게 깨물어 먹고 있는데 어머님께서 어휴 이제 됐다 고만 먹어라 하며 말리시더군요.

"아몬드에는 독이 있어서 하루 10알 이상 먹으면 안된다고 하드라~"

아몬드에 독이 있다구요?

평소 어머님의 상식의 근원으로 볼 때 이번에도 아마 TV에 나오는 오락 프로에서 들으신 내용일 것 이라 생각이 들었다.

 

아몬드는 살구씨나 복숭아씨와 비슷하게 생겼습니다. 실제로 살구나무, 복숭아나무, 아몬드나무 이 세 가지는 모두 장미과 벚나무속 식물로 친척 관계라고 할 수 있다.

살구씨(杏仁 apricot kernel)는 한의학에서 화담지해평천약으로 가래를 없애고 기침을 멎게하며는 약재로 사용된다.

복숭아씨(桃仁 peach kernel)은 파어혈제로 어혈을 없애고 또 유지성분으로 대변을 시원하게 통하게 하는 효과가 좋다.

사실 동속식물이라서 그런지 살구씨(杏仁)도 어혈을 푸는 효과를 어느 정도 가지고 있으며 복숭아씨(桃仁)에도 기침을 멎게 하는 효과가 있다. 그런데 본초서에는 살구씨와 복숭아씨 모두 독성을 가지고 있어서 꼭지를 떼고 쓰라고 나와 있다.

 

실제로 두 씨앗 모두 뾰족한 씨눈 부위에 0.3% 정도의 아미그달린(Amygdalin) 성분이 들어 있다. 아미그달린이라는 물질은 수화되면 강력한 독성을 가진 청산가리의 성분인 시안화물(cyanide)이 된다. 아미그달린을 과량 섭취하면 독성작용이 있지만 소량을 섭취하면 시안화물이 조금씩 생기면서 몸 안의 호흡중추를 안정화시키고 기침과 천식을 다스리게 된다. 많이 쓰면 독이 되고 적절하게 쓰면 약이 되는 거지요.

 

그럼 살구씨와 복숭아씨 친척이라고 할 수 있는 아몬드(Almond)는 어떨까요. 외래식물이라서 그런지 본초도감에는 나와 있지 않지만 아마도 강약의 차이는 있지만 비슷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왜냐하면 기침을 멎게 하고 천식을 가라앉히는 효과는 이 씨앗들의 독성(毒性)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데, 아몬드 씨눈에도 독성물질인 아미그달린 성분이 있으며 특히 야생의 쓴 아몬드(bitter almond)는 식욕의 단아몬드(sweet Almond)보다 아미그달린이 42배나 많이 들어있어서 한번에 50알 이상 섭취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우리가 먹는 단아몬드로 환산하면 2100알 이상 섭취하지 않아야 되겠네요? 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지만 이것도 생으로 섭취할 때의 경우이고 이미 볶아진 아몬드라면 아미그달린의 분자 구조가 파괴되어 독성의 의미는 더 미미해진다. 결론은 아몬드를 먹어서 독성이 나타나려면 수 천 알을 한 번에 먹어서 아몬드만으로 배부를 정도가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도 혹시 걱정되신다면 독성이 집중되어 있는 뾰족한 씨눈부위는 떼고 드시면 될 것 같다.

 

맛있고 고소한 아몬드를 독이 있을 까봐 개수를 세어가며 먹어야 한다면 너무 아쉬울 텐데 참 다행입니다. 이제 마음 놓고 드실 수 있겠지요?

 

주요약력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졸업, 동 대학 한의학석사, 한의학박사수료

경희의료원한방병원 일반수련의,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전문수련의,

경희대학교강남경희합방병원 체질의학센터 진료과장,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임상교수

[현]

경희나음한의원 원장/사상체질전문의

대한한의학회, 사상체질학회,대한 암한의학회,국제경락면역약침학회, 정회원

살림문화재단 운영이사

[서영광의 지난글보기] http://blog.daum.net/yiwoosong/134836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