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마당/이우송사제칼럼

1.희망지속작전에 용병으로 갈수 없다

▪살림문화재단▪ 2013. 4. 20. 18:48

희망지속작전에 용병으로 갈수 없다

미국은 지난 수십년 동안 아프리카에서 전략적인 유리한 교두보를 확보하기 위해 소련과 경쟁하며 소말리아와 에디오피아간의 전쟁과 내전을 부추기면서 소말리아 경제상태를 파탄으로 몰고 가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한 것입니다.

그 결과 소말리아는 아동의 20%가 다섯살 이하의 나이에 사망하고 인구의 78%가 문맹으로 남아 있으며 1인당 국민소득 삼백달러 미만의 수준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그런 와중에 세계의 냉전은 종식되었고 이와 함께 터진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은 이라크를 응징한다는 명분 아래 대규모의 미군을 파병하는 동시에 중동지역에서 포괄적인 기지 사용권을 얻어낼 수 있었습니다.

따라서 소말리아의 베르베라기지는 불필요한 기지가 되어 재앙만 남긴채 90년 12월 미군은 떠나고 말았습니다.

그러던 중 미국은 이미 세계 경제에서 주도권을 잃어가고 국제무대에서 주도권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세계 최강의 군사력’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이런 군사력을 과시하기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는 세계 어디든지 개입할 수 있다는 능력을 가끔 행사해 왔습니다.

그래서 국제적십자사를 비롯한 현지의 구호가구의 반대액도 불구하고 소말리아의 기아문제가 최악의 상태에서 점점 회복되고 있는 시점에서도 정치적인 협상을 뒤엎고 군사개입을 결정했던 것입니다.

그렇다면 미국의 입장에서 더 이상 전략적 가치가 없는 소말리아에 왜 군사개입을 결정 했는가 하는 문제입니다.

그것은 앞에서 말한 냉전 이후에도 거대한 군사력을 계속 유지하고 세계 도처에서 군사개입을 정당화하기 위한 선전 홍보용으로 소말리아 사태를 이용했다는 점입니다.

92년 12월부터 지금까지 거의 10개월간 내전에 시달리는 소말리아 안을 구원하여 이들에게 희망을 회복시켜준다는 명분 아래 해병이 붙인 이름이 ‘희망회복작전’이 있습니다.

이 작전이 과연 소말리아인에게 희망을 회복시켜 주고 있는가.

희망 회복을 확신한 미국과 유엔은 지난 5월부터 군사작전권을 미국에서 유엔으로 옮기면서 작전명을 ‘희망지속작전’으로 바꾸었습니다.

이 와중에 한국 미국의 요청을 받아들여 유엔 평화유지군의 일환으로 월남전에 이은 해외파병이라는 오명을 쓰게 되어있습니다.

과연 지금 소말리아의 실상은 어떠하며 유엔의 명분을 등에 입고 미군의 작전권 아래 파병한 한국군은 무엇을 얻었는가. 이제 또다시 미국 클린턴은 친서를 보내 한국군의 증파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지난번 요구가 그렇듯 이번에는 후방의 공병보다 미군의 보호를 위해서 전투 병력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여기서 심허 우려되는 것은 새 정부의 허약한 외교정책입니다.

뼈아픈 월남파병의 상혼이 가시기도 전에 다시금 전투 병력을 파병하는 것은 막대한 인명피해를 감수해야 할 뿐 아니라 미국의 용병구실 이외에 어떠한 국가적 이익도 도모할 수 없을 것입니다.

끝으로 전투병의 파병에는 야당과 재야 학생 종교계의 저항뿐만 아닌 국민적 저항을 면치 못할 것입니다.

[CBS 1993. 10.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