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마당/이우송사제칼럼

2.휴거와 기성교회의 차이는

▪살림문화재단▪ 2013. 4. 20. 18:49

휴거와 기성교회의 차이는

 

지난 86년 5월 미국인 선교사 퍼사콜래이박사의 ”내가 본 천국”이 국내에 출간된 뒤 시한부 종말론은 전염병처럼 번져 한국교회를 중병에 빠지게 했습니다.

이들 시한부 종말론 추종자들이 우후죽순과 같은 선교단체를 만들어 도덕적 기준과 자기정체성을 상실한 청소년들과 기성교회 안에 들어가 치른 휴거소동은 현대 종교사에 기록될 웃어넘길 수 없는 해프닝이었습니다.

물의를 일으킨 선교회 대표는 국민과 교회 앞에 사과하고 선교부 해체와 함께 헌금을 되돌려 주겠다고는 하나 그 후유중이 얼마나 갈지는 두고 볼 일입니다.

이 사건을 통해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갈 것이 있습니다. 이상할 정도로 많은 한국교회가 미국인과 미국인 선교사에 우호적이며 그들의 신앙을 아무런 비판 없이 받아들여 가치판과 생활약식 까지 동화되어 감을 볼 때 수치스럽기까지 합니다.

물론 100여년전 처음으로 예수를 이 땅에 소개하고 성서를 전해 준 미국인선교사에 고마운 마음 없지 않으나 그들의 문화가 비판 없이 받아들여지면서 우리의 문화는 교회를 통 해 천천히 서구화되기 시작했습니다.

1950년 한국 전쟁이라는 역사의 질곡을 거치면서 정치, 사회적 아노미상태를 구호물자와 함께 서구 문화가 자리매꿈을 하고 말았습니다. 지금 반성해 보면 그것은 그리스도의 가르침이 아니었습니다.

오늘날 한국의 대중문화는 저급한 서구문화가 폭 넓게 자리 잡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우리는 얼마 전 미국에서 들어온 뉴키즈온더블럭 공연 때 일어난 부끄러운 추억이 채 가 시기도 전애, 또다시 미국에서 유입된 시한부 종말론에 의해 한국교회가 진통을 겪어야 했음 은 다시 한번 반성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에게 소개된 미국의 대중문화는 그들 영화에서 다분히 보듯이 다분히 물질적이고 감상적이며 파괴를 통해 얻어지는 환상적 상업문화라 활 수 있습니다.

이런 환상적인 서구문화가 아직 생숙하지 못한 교회에 들어와 휴거라는 말로 천국의 환상을 경험시켜준 것입니다.

이와 관련해 생각해 보면 뉴키즈온더블럭 공연장에서 오빠를 외쳐대며 까무러치던 그 청소년들 정서로 오늘 교회를 선택한다면 어떤 교회를 선택하겠습니까.

이렇게 한 나라가 자기문화를 지키고 간직하는 일은 소중한 일입니다. 물론 여기에 더 큰 책임을 묻는다면 윤리적이고 건강한 하느님나라의 본을 보여주지 못한 기성교회를 들 수 있습니다.

건강한 그리스도교회의 가치를 마다하고 오직 성장만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편법적인 선교방식으로 일관해온 기성교회가 날짜를 정해서 휴거를 주장하다 변을 당했지만 기성교회와 휴거의 어떤 차별이 있는지도 꼼꼼히 따져볼 일입니다.

휴거되기 위해 전 재산을 바친 행위나 또 다른 사업의 번창을 기원하며 바친 기성교회 의 헌금에 얼마나 차이가 있겠습니까.

도도히 흐르는 역사에 사회도 변하고, 교회도 변할 수 있으나 변할 수 없는 영원한 가치가 있습니다. 그래서 세인들은 성과 속을 구별하려고 합니다.

[CBS 92.1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