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마당/이우송사제칼럼

25.이제 그만 세상을 고민하는 교회가 되길

▪살림문화재단▪ 2013. 4. 20. 19:11

 

이제 그만 세상을 고민하는 교회가 되길

 

오늘은 종교가 갖는 특별히 기독교가 갖는 긍정적인 면보다 부정적인 면을 생각해 보려고 합니다.

그 사회의 가치와 기준이 바로 종교의 가르침입니다. 그러면 오늘 한국교회는 어떠한가. 먼저 한국교회가 우리 사회에 대한 인식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른바 개인구원 혹은 사회구원이란 두 갈래 속에 어느 한쪽애도 정착되지 못하고 표류 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오히려 대다수의 교회가 개인구원이란 차원애서 기복신앙과 대교회주의에만 치우쳐있습니다. 지금 작은 교회도 지향하는 바는 마찬가지입니다.

진보적인 교회를 적대사하고 민중신학이나 종교다원주의를 극단적언 사탄신학으로까지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한국교회는 우리 사회의 정의의 척도가 아니라 적대감과 분열의 온상이 되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예컨데 통일문제만 하더라도 이념을 초월해 진정한 평화통일을 외천 NCC 가맹 교회 활동을 용공주의자라고 서슴없이 비난하던 교회들이 정부가 공산권을 개방하자 언제 그랬냐는 듯이 너도 나도 평양 봉수교회를 가겠다. 혹은 북방선교회를 조직하겠다며 중국과 러시아로 몰려가고 있고 그곳에서 부린 추태는 차마 말로 할 수가 없습니다.

이렇게 기회주의적인 한국교회의 양면성은 또 우리 사회의 풍토를 그대로 반영해 주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한국교회는 재벌교회의 속성을 갖고 있으며 그 속성이 교회를 부패시키고 있습니다.

어느 시대애서나 교회는 쉽게 권력과 재력에 굴복하여 상대적으로 부유한 자 편에 서 왔습니다. 한국교회의 무분별한 대교회주의가 이를 입증하고 있습니다.

한국교회가 우리 사회에 심어준 가치관은 지나칠 정도로 개인주의적 입니다. 나눔과 공동체 정신은 구호일 뿐 더 이상 실천은 없습니다.

유교가 그려했듯이 기독교도 사대주의 사상을 주입시켜 민족의 자주성을 상실시켰습니다. 기독교가 가져온 서구문화는 우리의 전통문화를 위축시켰으며 때로는 미신 혹은 우상화로 배척하기도 했고 그러한 태도는 지금도 여전합니다.

결국 우리의 근대사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기독교가 끼친 영향을 생각해볼 대 다소 회의를 느끼게 합니다.

설사 작은 교회라 하더라도 분단으로 인한 민족의 아픔을 부여안고 고민을 한다든가 교회를 통해 나눔의 실천을 고민한다거나 교회가 세속보다 도덕적 우월성을 가지고 사회정의와 부패문제를 들고 고민을 해보던지 도대체 자기집단의 역할과 존재이유를 구령사업에만 맞추고 있다는데 마음이 가지를 않습니다.

이것은 기독교가 나쁘기 때문이 아니라 역할과 정체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결과입니다.

종교의 아집과 종교의 부패는 필연적으로 사회의 위기를 가져옵니다.

민족이 분단된 가운데서도 우리의 역사는 발전 진보하고 있으나 우리나라 교회의 역사는 역으로 퇴보하고 있습니다. 규모나 숫자만 강조점을 두어왔던 한국교회의 현실을 보면 내일 우리사회의 위기를 보는듯 합니다.

이제 기독교도 우리 민족 삶에 뿌리를 내린 이상 좀 더 토착적이고 역사와 사회 발전의 원동력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합니다.

[CBS 1993. 6.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