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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김대중 아태재단으로 새 출발

▪살림문화재단▪ 2013. 4. 20. 20:01

이우송사제칼럼

김대중 아태재단으로 새 출발

 

지난 92년 대통령선거에서 패배하고 정계를 은퇴한 김대중씨가 1년여 만에 설립한 국제적인 연구재단인〈아시아 태평양 평화재단〉을 통해서 새 출발을 하게 됩니다.

세인들은 벌써 김대중 이사장의 정치적 거취에 대한 관심과 추측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지금 김이사장은 아. 태평화재단을 설립해서 정치인에서 학자로의 변신을 한 셈입니다. 그러니 김이사장의 행보를 비정치적으로만 볼 수 없는 국민들의 정서도 얼마든지 있습니다.

이런 미묘한 시각을 십분 활용한 여당 정치인들은 김이사장을 보고 정계은퇴가 확실한 것이냐. 정치재개의 발판을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등 의구심을 표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김이사장 측은 이같은 관측과 해석을 한마디로 일축하고 있기 때문에 더 이상의 논의는 의미가 없습니다.

김대중이사장이 설상가상으로 다시 제도정치를 시작한다 하더라도 지금에 와서 정치재개의 포석을 운운하는 것은 지나친 추측이고 제도정치권을 떠난 그 정치인에 대한 음해라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김대중씨가 이사장으로 있는 아. 태평화재단은 학술토론회와 창립기념식을 시작으로 본격적

인 활동에 들어갔습니다.

물론 아. 태재단의 관계자들이 한결같이 통일방안에 대한 역구와 홍보 학술 활동이 재단의 핵심사안 이라고 하니 김대중씨가 주도하는 만큼 그 무게와 비중은 클 수밖에 없고 이 같은 설명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렵습니다.

또한 아. 태재단 사업의 폭이 광범위해서 현실정치와 겹치는 부분도 많습니다. 이 겹치는 부분이 제도정치 입장에서 볼 때 차기 정치권의 주요 이슈가 될 것은 뻔합니다.

더구나 아. 태재단에 참여하는 인사들이 고르바초프 전 소련대통령과 아키노 전필리핀 대통 등 세계적이고 국제적인 유명인사들로 포진하고 있을 뿐 아니라 참여하는 국내의 고문과 이사 자문위원들 또한 가히 한국사회의 각 부분을 대표할만한 인사들입니다. 그런가 하면 실질적인 연구인력 또한 공채로 선발된 박사급 상임 연구원 여섯명을 포함해 현직 대학교수로 구성된 비상임연구원이 열네명 이나 됩니다.

반면에 아. 태재단은 정부의 감독을 받는 공익재단으로서 활동 내역을 정부에 보고해야 하는 등 내용이 공개됩니다.

또 재단에 참여를 수락한 교수들도 이사장이 정치에 참여하지 않는 조건을 달다시피 아.태재단은 현실적으로 학술활동 이상으로 영역을 넓히기에는 한계가 있어 보입니다.

오히려 재단의 활동과정에서 호남인을 위시해 정치활동재개를 바라는 지지자들은 어떻게 설득할 것인가가 과제로 남습니다.

이제 아. 태재단 설립으로 새롭게 출발한 노정치인의 오랜 정치적 경험과 철학이 아. 태 재단을 통해서 어떻게 열매를 맺을 수 있을지 기대를 가지고 지켜봐야 할 것입니다.

그것이 나라 발전을 위한 시민들의 성숙한 정치의식이라고 하겠습니다.

[CBS 1995. 1.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