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림태학(divine saminary)/오미아 단상

술을 많이 마신 다음날

▪살림문화재단▪ 2015. 3. 13. 04:41

 

술을 많이 마신 다음날 / 오미아

 

술을 많이 마신 다음 날은

나뭇잎 한 바가지나
화장품 같은 것이 먹고 싶다

그리고...말들은 무엇하려 했던가

한 낮의 어둠속에 웅크리고 누워
꽃나무들에게 사과한다

유리창에 버티고 선
자책의 자객들

외로움에 성실하지 못했던
헐벗은 본심

아무래도
책상 밑이나 신발장 속 같은
좀 더 깊은 곳으로 들어가 자야겠다

술을 많이 마신 다음 날은

너도
나도

존재가 없다.

*오미아박사(종교예술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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