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은을 두려워 하라 시은을 두려워 하라 언젠가 아는 분이 내게 불쑥 물었다. "스님은 강원도 그 산골에서 혼자서 무슨 재미로 사세요?" 나는 그때 아무 생각 없이 이렇게 대꾸했다. "시냇물 길어다 차 달여 마시는 재미로 살지요." 무심히 뱉은 말이지만 이 말 속에 내 조촐한 살림살이가 함축되어 있을 것이다. 올 겨울은 .. 도담방/불가의 도담방 2010.03.13
보살핌 안에 구원이 있다 보살핌 안에 구원이 있다 며칠전 문안을 드리기 위해 한 노스님을 찾아뵌 일이 있다. 한동안 뵙지 못해 안부가 궁금했고 의논드릴 일이 있어, 산중의 암자로 찾아갔었다. 그날은 눈발이 흩날리는 영하의 날씨였는데 노스님이 거처하는 방안이 냉돌처럼 썰렁했다. 왜 방이 이렇게 차갑냐고 여쭈었더니 .. 도담방/불가의 도담방 2010.03.13
한덩이 붉은 해가 ... 한덩이 붉은 해가 ... 성철 큰스님 입적 소식을 듣고 이튿날 해인사 퇴설당(堆雪堂)에 모셔진 스님의 영전에 분 향하고 마주 서니 실로 감회가 무량했다. 2년 전 바로 이 방에서 스님을 친견했던 일이 마 지막 대면이 될 줄은 미처 몰랐었다. 내게는 또 이 퇴설당이 선문(禪門)에 첫걸음을 내딛은 인연터.. 도담방/불가의 도담방 2010.03.13
식성이 변하네 식성이 변하네 오늘이 절후로는 가장 춥다는 소한인데 봄날처럼 푸근하다. 대숲머리로 떠오른 산빛이 아지랑이라도 피어오르듯 아련하다. 수첩을 펼쳐보니 지난해 소한은 서울이 영하 16도 6부이고 우리 불일은 영하 13도였다. 물론 늦추위가 없지 않겠지만 올 겨울은 예년에 비해 지금으로는 덜 춥다... 도담방/불가의 도담방 2010.03.13
믿고 따를 수 있게 하라 믿고 따를 수 있게 하라 ◎“지역감정 이번이 마지막 시대의 어둠 탓하지 말고 진신의 등불 밝혀나가자” 지난 12월19일 새벽 라디오로 개표방송을 들으면서 이 땅에 새 로운 변화의 물결이 다가오는 것을 보고 실로 감개가 무량했었다. 험난한 세월을 거쳐 50년만에 국민의 선택으로 정권교.. 도담방/불가의 도담방 2010.03.13
거부하지 말고 받아들이라 거부하지 말고 받아들이라 엊그제 내린 가을비로 낙엽이 지고 있다. 서리바람이 불어오지 않더라 도 제 때가 되면 나뭇잎들은 미련없이 가지를 떠나 낙엽으로 내려온다. 가지끝에 매달려 앙탈을 부리지 않고 계절의 질서를 순순히 받아들인다. 그래야 그 빈 자리에 새봄의 움이 마련된다. 다들 행복해.. 도담방/불가의 도담방 2010.03.13
따뜻한 가슴으로 따뜻한 가슴으로 이 지면에 다시 글을 싣게 되었다.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세상이라, 멀리 떨어져 있다고 해서 그대로 놓아두지 않는다. 공간적으로는 얼마쯤의 거리를 두고 산다 할지라도 시간적으로는 이 시대를 함께 살아가지 않을 수 없는 그런 인연의 줄에 우리는 서로 이어져 있다. 우리가 세상.. 도담방/불가의 도담방 2010.03.13
종교와 국가권력 종교와 국가권력 여기 저기에서 꽃이 피어나고 있다. 그야말로 「이산 저산 꽃이 피니 때는 분명 봄이로구나」다. 꽃들은 시새우지 않고 자신이 지닌 빛깔과 향기와 그 모습을 한껏 발산하고 있다. 벚꽃은 벚꽃답게 피어나고 진달래는 진달래답게 꽃을 피움으로써 봄의 산과 들녘에 눈 부신 조화.. 도담방/불가의 도담방 2010.03.13
야생동물이 사라져 간다 야생동물이 사라져 간다 폭설이 자주 내리는 눈고장에서는 겨우살이가 결코 한가롭지 않다. 눈과 추위를 이겨내려면 그만큼 움직여야 하기 때문이다. 눈에 덮 인 길을 내고 난로와 아궁이에 군불을 지피는 일이 중요한 일과다. 식수를 얻으려면 개울가에 나가 얼어붙은 얼음장을 깨고 물을 길어 .. 도담방/불가의 도담방 2010.03.13
보다 단순하고 간소하게 보다 단순하고 간소하게 오두막의 함석지붕에 쌓인 눈이 녹아서 떨어져내리는 소리가 요란하 다. 눈더미가 미끄러져 내리는 이 소리에 나는 깜짝깜짝 놀란다. 겨우내 얼어붙어 숨을 죽인 개울물도 엊그제부터 조금씩 소리를 내고 있다. 양지쪽 덤불속에서 산새들도 지저귀기 시작한다. 우수절 .. 도담방/불가의 도담방 2010.03.13